워런, '부유세 계산기' 공개…게이츠 64억弗 내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11.08 15:59
글자크기

부자에 최대 6% 세금 부과 방안…게이츠는 "혁신 위협할 수 있다" 우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한 민주당 경선에 참가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사진=AFP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한 민주당 경선에 참가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사진=AFP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행 중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약진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부유세 계산기'를 자신의 선거 사이트에 공개했다. 자산 규모를 입력하면 부유세 납부 대상인지, 대상이라면 얼마나 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용도다.

워런 의원의 대표 공약은 무료 교육과 무상 보육, 의료보험 강화 등 복지 정책인데,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자산이 5000만달러( 약 578억원) 이상인 부유층에 2~3%의 부유세 부과를 제시했다. 특히 자산이 1조1575억원(약 10억달러) 이상인 억만장자에게는 세율을 6%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 재계에서는 즉각 워런 의원의 급진적인 정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세계 최대 부호 가운데 한 명인 빌 게이츠는 한 행사에서 "나는 초진보적인(super-progressive) 조세 제도에 찬성하지만, 너무 많은 세금은 (기업의) 혁신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런 의원이 7일(현지시간) 공개한 부유세 계산기. 워런 의원이 7일(현지시간) 공개한 부유세 계산기.
워런 의원이 공개한 부유세 계산기에 따르면 자산이 1070억달러(약 123조8740억원)에 이르는 게이츠는 내년에 내야 할 세금이 64억달러(약 7조4100억원)에 이른다. 워런 의원은 게이츠의 우려 발언 이후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과 만나도 항상 행복하다"면서 게이츠를 만나 직접 부유세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세계적인 억만장자이자 3선 뉴욕시장 출신의 마이클 블룸버그가 다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워런 의원을 포함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현재 민주당 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워런 의원 부유세 계산기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이 매년 내야할 부유세는 31억달러(약 3조5882억원) 정도다.

뉴욕타임스는 "블룸버그 전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될 것으로 생각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워런 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의 약진으로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막대한 재산과 중도 성향, 정계와의 밀접한 관계를 맺은 블룸버그 전 시장이 출마하면 민주당 경선 지형이 크게 변할 수 있다"면서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즉각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