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역대급 랠리' 미국 증시, 운명 가를 3가지 변수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07 09:11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월가시각] 미중 무역협상, 미 대선, 금리…과거 12월 주가 상승 사례 76%…"현재 주식 랠리, 취약한 기반"





10년을 달려온 미국의 황소(강세장)가 아직도 지칠 줄 모른다. 연일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간다. 연말 '산타 랠리'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뉴욕증시 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미중 무역협상, 미 대선, 금리 이 3가지 변수에 미국 주식시장의 운명이 달려있다.

◇미중 무역협상 결렬 땐 조정 불가피



첫째, 미중 관세전쟁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는 '핵폭탄'급 이슈다.

최근의 미국 주가 상승은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스몰딜'(중간합의)로 불리는 1단계 무역협정에 이달 중 서명할 것이란 기대 덕분에 가능했다. 만약 서명이 미뤄지거나 협상이 다시 결렬된다면 주가는 조정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6일(현지시간) 미중간 무역합의 서명이 12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내림세를 보였다.

스위스계 은행 UBS의 아트 카신 이사는 "미중 무역합의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시장이 실망했다"며 "서명이 늦어질수록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관건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을 거둬들일지 여부다. 1단계 무역합의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의 대가로 미국에 12월 중순 부과 예정인 관세와 지난 9월부터 부과된 관세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지난 9월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1120억달러(약 145조원) 상당에 매겨온 15% 추가관세 철폐를 검토 중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8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추가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는데, 만약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진전된다면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후보 지명 여부 관건

둘째, 미 대선은 향후 5년 간의 미국 증시 향배를 좌우할 변수다.

최근 미국의 증시 활황 뒤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이란 월가의 기대가 깔려 있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등 친기업 정책들을 되돌릴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증시엔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누르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츠)이 경선에서 승리해 민주당 후보로 지명될지 여부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런 의원은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IT(정보기술) 기업 해체와 연 3% 부유세 부과, 학자금 대출 변제 등 급진적 공약들을 내세우며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출생한 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경선의 초반 판세를 결정짓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끝나는 내년 2월이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주요 후보들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열세지만, 월가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국 득표율이 아닌 각주 별로 확보한 선거인단의 합계로 승자를 결정짓는 미 대선의 특성상 2016년 대선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 득표에선 지고도 선거인단에선 앞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과거 12월 美 증시 상승 사례 76%

마지막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이 유력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3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1.75%로 25%포인트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경기가 우리 전망에 부합하는 한 적절히 유지될 것"이라며 "당장은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없이 현재의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 랠리가 이어지기 유리한 조건이 된다.

현재 기업 투자와 수출을 제외하곤 고용, 소비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미국의 경기가 이후 둔화 조짐을 보일 경우 연준이 신속하게 금리인하를 재개할지도 관건이다.

한편 통계적으로 연말은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은 시기다. 미국계 투자조사기관 CFRA에 따르면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11월에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가 상승한 해는 약 66%였고, 12월에 S&P 지수가 오른 해는 76% 달했다.


그러나 주식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츠의 로렌 굿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주가 상승은 확실한 근거보다는 여러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며 "지금의 주식 랠리는 취약한 기반을 갖고 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