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재영입 전략… '탈원전·연금' 전쟁 준비한다

머니투데이 김민우, 유효송 기자 2019.10.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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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총선 대비 전략 뜯어보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1차 영입 인사들을 보면 한국당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경제정책·탈원전정책 등 한국당이 문재인정부에 각을 세우고 있는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영입됐다.

황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1차 영입인재 환영식을 가졌다. 이번에 영입된 인사들은 △윤창현(59)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58)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성원(49) 前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35) 청사진 공동대표 △장수영(29) 정원에이스와이 대표 △양금희(58)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58) 前 대전 MBC 대표이사 사장 △정범진(54)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등 8명이다.



윤창현 교수는 그동안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경제학자다. 한국금융연구원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거쳤다. 국민경제자문회의,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예금보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 각종 정부위원회에서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할 선봉에 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하 교수는 자타공인 연금전문가다. 박근혜정부에서 공무원연금개편을 추진할 때 새누리당 추천으로 실무논의에 참여했다. 당시 야당은 현재 청와대 사회수석을 지내고 있는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한국당이 김용하 교수를 영입한 것은 총선 전후에 있을 국민연금 개편 논의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성원 전 부사장은 행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2007년까지 산업자원부에서 근무한 실물경제 전문가다. 이후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을 거치며 실물경제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두산중공업을 퇴사하면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모순을 지적하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전 부사장은 문재인정부의 실물경제 정책과 탈원전정책에 강한 비판을 가할 인물로 기대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역시 '탈원전 정책'과 연결된다. 정 교수는 문재인정권 초기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론화에 앞장섰다. 탈원전정책은 한국당이 문재인정부 정책 중 반드시 되돌려야할 정책으로 꼽는 분야 중 하나다.

청년·여성 대표로는 백경훈 대표와 장수영 대표가 영입됐다. '꼰대정당' '웰빙정당'에서 벗어나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도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황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


백 대표는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 8월 24일 조국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집회에 연사로 올랐다가변상욱 YTN앵커와 '수꼴' 발언으로 공방을 빚은 이력이 있다.

장 대표는 2003년 16살의 최연소 나이로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잦은 부상으로 은퇴한 뒤 먹는 화장품'인 '이너뷰티' 시장에 발을 들여 사업에 성공해 스타트업계의 롤모델로 평가 받는다.

언론분야에서는 이진숙 전 사장이 영입됐다. 이 전 사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선 기자였을 때는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분쟁지역에서 활약하며 '스타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김재철 MBC 사장 취임 후에는 관리자로서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다 MBC 기자회로부터 제명당했다. 이 전 사장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완벽한 사람은 없다. 논란이라는 것은 시각에 따라서 다르게 생각 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당초 영입인사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박찬주 전 육군대장은 최고위원들의 반발로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갑질' 논란을 빚은 바있다. '청탁금지법 위반'혐의로도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아 대법원의 최종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인재영입 이후 당내 분위기는 '전격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신상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논란 인물을 굳이 첫 번째 인재 영입 명단에 넣은 게 아쉽다"며 "가랑비에 옷 젖듯 작은 문제가 쌓여 당 운영과 대표 리더십에 흠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의 폐쇄적 의사결정과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발표 전날에야 최고위원들이 영입인사 명단을 전해받고 이에 반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최종 판단은 당 대표의 몫이지만 인재영입위원장도 최종의사결정과정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소통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당에 여러 채널들이 있다"며 "최고위원들과 긴밀하게 협의 하고 있는데 의견표출을 갈등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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