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월 초에 임원 정기인사를 할 전망이다. 애초 그룹 안팎에서는 오너 일가의 조 전 회장 상속세 신고와 함께 임원 인사가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늦춰졌다.
이번 상속으로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의결권 있는 보통주)은 조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다. 네 사람의 지분율이 비슷해졌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100여 명에 달하는 미등기임원을 대폭 줄이는 방안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약 20~30% 임원이 회사를 떠날 수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항공이 임원을 줄이기로 한 데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일본노선 여객 수요 감소, 화물사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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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10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대구·광주·청주 공항에서의 국내선 화물사업을 중단했고 3개월짜리 단기 무급 희망휴직도 받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의 관심은 조 전 부사장 복귀 여부다. 조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맡는 등 그룹 호텔·레저사업을 주도하다 '땅콩 회항' 사태로 퇴임했다. 그는 복귀 걸림돌로 작용하던 명품 밀수 혐의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에 대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다.
동생인 조 전무도 '물컵 갑질' 사태 이후 1년 2개월 만인 지난 6월 한진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 복귀 자리도 한진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대한항공으로 복귀해 가족 간 경영권 분쟁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재계 관계자 "조 전무의 복귀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조 전 부사장까지 다시 경영에 참여할 경우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이 우려된다"면서 "대내외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조 회장의 첫 인사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