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이후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2019.10.29.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국가공무원 복뮤규정에 따라 최장 5일까지 가능한 특별휴가를 내고 맏상주로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영민 비서실장 중심으로 청와대는 평상시처럼 일상 근무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인의 발인이 예정된 오는 31일 문 대통령이 주재하기로 했던 반부패 정책협의회는 불가피하게 연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행사가 끝난 직후 곧바로 고인이 입원해 있던 부산 중구의 메리놀 병원으로 향했고 저녁 6시35분쯤 도착했다. 김정숙 여사는 오전에 고인을 먼저 찾았다. 고인은 문 대통령 내외 등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녁 7시6분 영면했다.
장례절차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에선 현직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 각계의 조문을 정중히 사양하고 고인의 뜻을 따라 가족장으로 조용히 보내드리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참모들이 꺾지 못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회고에 따르면 고인은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였다. 부친이 사업에 실패한 후 거의 전적으로 집안 생계도 책임졌다. 문 대통령의 좌우명인 “아무리 힘들어도 가지 말아야 할 길을 돌아보지 마라”는 고인이 직접 전한 가르침이었다.
문 대통령이 천주교 신자가 된 것도 부산 영도의 한 성당을 다니던 고인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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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20여년 동안 왼 손 네번째 손가락에 어머니가 준 묵주반지를 끼고 생활했다. 성탄절에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성당 미사에 참석하곤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짬을 내 부산을 찾았다. 고인의 건강이 나빠지자 문 대통령은 올해 8월 이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병문안을 했다.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 9월 추석 연휴 때 모친을 찾아 뵈었다. 토요일이던 지난 26일에도 강 여사를 문병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뒤 당일 청와대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