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한번만 더 내리고 끝?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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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연준, 30일 추가 금리인하 후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세부협상 진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된다. 시장은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한다. 문제는 이게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후속 금리인하의 여지를 닫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연준, 추가 금리인하 후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



2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93.5%, 동결할 가능성을 6.5% 각각 반영하고 있다. 사실상 금리인하에 베팅한 셈이다.

한달 전엔 시장이 판단한 금리인하 확률이 불과 53.4%였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껑충 뛰었다. 9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3% 줄며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오는 29∼3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을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2.00%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금리를 내린다면 3차례 연속 인하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달말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하고, 금리인하 사이클을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성명서에 등장한 '경기확장 유지를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가 이번에 삭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월 직접 언급했던 '중간사이클(midcycle) 조정'이 완료됐음을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금리인하는 미국의 경기둔화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비한 '미세조정'이란 게 연준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만약 연준이 금리인하 종료를 명시적으로 시사하지 않는다면 증시엔 호재가 된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3차례로 끝나더라도 이는 금리인하가 더 이상 필요없을 정도로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연준의 판단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악재로만 볼 수는 없다.

실제로 최근 둔화세를 보였던 미국의 제조업와 서비스업 경기는 동시에 반등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예비치(계절조정치)는 51.5로, 전월 확정치(51.1) 대비 상승했다. 최근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당초 시장이 예상한 50.7을 웃돌았다. 미국의 10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51.0으로 전월(50.9)보다 소폭 올랐다. 3개월래 최고치로, 시장 예상치인 50.8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세부협상 진전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던 미중 무역전쟁의 공포도 잦아들고 있다. USTR(미 무역대표부)은 25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세부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으며 일부 분야에선 최종 확정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문에 서명하지는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또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양국은 다음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미국은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BNY멜론투자운용의 앨리샤 레빈 전략가는 "만약 12월 추가 관세가 강행된다면 내년 기업 실적엔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미중 무역협상 진전 소식이 겹치며 지난주(21∼25일) 뉴욕증시에서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2% 넘게 뛰었다. S&P 500 지수는 25일 장중 한때 3027.39까지 치솟으며 지난 7월26일 달성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 3025.86을 넘어섰다. 지난 9월19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 3027.98에도 바짝 다가섰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전략가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와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업실적 호조가 주식시장 랠리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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