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지난달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간 군사 충돌 긴장감이 커지자 미국은 이같이 말하면서 적극적 개입을 시사했다. 지금은 물러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11월 베네수엘라·쿠바·니카라과를 ‘독재정권 트로이카’로 불렀고, 지난 4월17일 피그스만 침공 기념일에는 "먼로주의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까지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이상 경찰국가 역할을 안할 것"이라며 각국에서 미군을 철수 시키면서도 중남미 문제 만큼은 '이웃집' 논리를 들이대며 끼어드는 것은 '먼로주의' 전통 때문이다. 이는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이 미국 독립 직후인 1823년 발표한 외교정책으로 '아메리카 대륙에는 유럽을 비롯한 외부세력이 간섭해선 안된다'는 내용이다. 당시만 해도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강했기에, 미국의 안보를 위해 뒷마당을 적극 보호해야한다고 느낀 것이다. 이후 유럽이 1·2차 세계대전으로 시달리는 사이 강해진 미국은 먼로주의 등을 기반으로 중남미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해 왔다.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비롯한 중남미 각국의 자원들, 미국 다국적회사들의 중남미 투자 확대 등도 미국의 자연스런 개입을 정당화했다. 때로는 중남미 개별국가의 쿠데타 용인과 무기수출 등 우회지원, 직접적인 군사개입 등을 통한 정권 교체도 불사했다.
미국의 이러한 먼로주의가 극에 달한 것은 미소 냉전시대이다. 이 중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는 미국과 소련간 핵전쟁 직전까지 갔다. 당시 친미 정권을 무너뜨리고 카스트로 좌파 정권이 탄생하면서 쿠바는 소련과 손을 잡기 시작했고, 급기야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자 미국도 핵전쟁을 준비했던 것이다. 당시 소련의 배치 철회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이후 미국은 중남미에서 사회주의가 득세하는 것에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여왔다. 미국은 80년대 들어서도 엘살바도르 내전에 친미 성향 정권을 지원했고, 같은해 니카라과에서도 정권 전복을 시도했다.
그 사이 베네수엘라는 중국으로부터 500억달러를 투자받아 에너지 협력을 구축했고, 러시아가 전략핵폭격기를 배치하고, 차관을 원유 채굴로 대신 갚는 등 에너지 동맹도 강화했다. 그러자 미국이 아예 정권 교체 수순에 돌입한 셈이다.
올해들어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대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대통령으로 내세우며 베네수엘라를 둘로 갈라놨고, 시트고의 배당금을 베네수엘라로 유입되지 못하게 막는 등 경제제재에 군사개입까지 경고했다. 지난 4월엔 쿠바와 니카라과도 베네수엘라 지원 등을 이유로 금융 및 여행 제재 등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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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반미 성향이었던 우고 차베즈 전 대통령이 지목한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불편하게 여겨온 미국이 최근 경제난으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이를 틈타 정권교체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앞서 2002년엔 차베즈 대통령 반대 세력을 지원해 쿠데타를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