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부인 "극단적 선택 생각도…피해 여성 회유한 적 없어"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10.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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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6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1억6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4기) 재판에서 김 전 차관 부인이 법정에 나와 당시 힘들어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에게 회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 대한 8차 공판을 진행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총 1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2012년 사망한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1억5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차관 부인 A씨는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자신이 동영상 속 여성이라고 밝힌 바 있는 B씨에 대해 회유나 겁을 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시에 몰랐는데 2017년 11월께 변호사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아 알게 됐다"며 "내 입장에서는 내가 피해자인데 회유나 협박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성에 관해서는 답하고 싶지 않다"면서 "2013년 당한 것을 남편한테 '만났냐, 안 만났냐' 얘기한 적 없고, 그게 부부간 서로 예의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 시절 너무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고,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며 "제 입장에서는 저도 여자고 B씨도 여자인데 왜 긴 시간 우리를 괴롭히나 해서 제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윤씨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로 "윤씨는 TV에 나온 것을 보고 알았다"며 "엉뚱한 얘기를 많이 하는 분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전 차관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 A씨는 이를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A씨는 "저랑 남편은 어린애처럼 돈을 모른다"면서 "(남편이) 지갑을 안 가지고 다녀 양복 주머니에 돈을 넣어줄 정도고, 있으면 남을 퍼주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와서 별건 수사는 절대 하지 말라고 검찰에게 말하고 권유했다는데 (뇌물이) 성접대랑 무슨 관련이 있어서 압수수색까지 당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의 9차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피고인신문이 이뤄진 뒤 결심 공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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