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콘서트]"변해야 산다"…고령화 전략 세우는 금융권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조준영 기자, 임소연 기자 2019.10.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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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고령화 이미 시작"…고령층 맞춤형 금융·비금융 서비스 제공 '총력'

김대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사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인구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대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사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인구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인구구조 변화라는 시대적 화두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들이 자산을 가진 고령층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내 부동산 자산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도 금융자산과 해외자산으로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다.

22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의 금융분야 세션 '인구와 금융의 미래-미래 금융의 태동'에서는 저출산으로 인한 고객감소와 고령층 대상의 비즈니스 확대로 견해가 집약됐다.



김대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사는 "고객의 자산수준, 연령 등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고령층의 미래설계를 지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금융·비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은행들의 고령층 고객 비중도 확대됐다. 은행 고객 중 60대 이상 점유비중은 2012년 5월 12.1%에서 17.5%로 급증했다. 반면 20대 미만 고객 점유율은 같은 기간 6.1%에서 4.3%로 감소했다.



그는 고령화가 은행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즉 고령층 관련 시장의 빠른 성장에 따라 △신탁 △연금 △노후준비 상품 등 관련 분야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33조2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고령층 비즈니스 시장 규모는 2020년 124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박사는 "은행은 여러 가지 투자상품과 보험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스스로 제조하는 게 아니라 만든 것을 가져다 판매하는 오픈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각 고객에 맞게 상품을 그룹화하고 제공해야 하는 역할을 어떻게 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금융 분야를 넘어 외부 전문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재취업 교육, 간호·요양, 가사 대행, 소통채널 유지 등 비금융 서비스 제공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인구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인구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고령사회에선 자본시장이 '척추' 역할할 것"=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고령화 사회에선 중위험·중수익 자산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채권이나 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정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인컴상품’의 경쟁력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향후 과제로 △중위험·중수익, 인컴 상품 개발 △글로벌 투자 경쟁력 강화 △연금상품 경쟁력 강화 △로보 어드바이저 활용 등을 제시했다.


특히 글로벌투자 경쟁력과 함께 연금상품 개발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 공적연금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연금상품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로보 어드바이저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 소장은 "금융상품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선택폭은 넓어졌지만 정보가 부족한 소액, 일반인들은 오히려 자본시장에 접근하기 어렵게 됐다"며 "로보 어드바이저 활용이 그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인구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강성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인구와 금융의 미래'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고령화 이미 시작…개인·보험업계·정부가 힘 합쳐야"=고령화에 대한 보험업계의 우려는 특히 컸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등 규제 강화에 저성장·저금리·고령화가 겹쳐 향후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의 공공적 역할을 감안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 고령화율 14.3%를 기록한 한국은 '고령사회'에 진입했다"며 "개인의 기대수명도 80세 이상으로 늘었는데 문제는 기대수명은 높지만 유병 기간이 증가하면서 진료비도 함께 증가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사망자 사망 원인 1위는 암으로 인구 10만명당 784.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등도 뒤를 이었다.

하지만 개인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해 60세 이상 가구주 가구의 소득(3758만원)은 50대 가구주 가구 소득(7292만원)의 51.5%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노인빈곤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저출산으로 노년 부양비(생산 연령 인구 100명당 노인 인구수)는 지난해 19.6명을 기록했고, 2060년은 82.6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강 연구위원은 "사회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개인과 기업, 정부 모두 고령사회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노후에 대비해 충분한 소득과 건강보장 준비를 수행해야 하고, 보험사나 정부는 고령화에 대한 홍보와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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