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배오른 돈육' 中 돼지열병에 미소 짓는 美농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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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중국, 그 어느 때보다 돼지고기 수입 필요해"

중국 한 농가의 우리에 갇혀 있는 돼지. /사진=AFP중국 한 농가의 우리에 갇혀 있는 돼지. /사진=AFP


중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고기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 사태가 미국 농가에 호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중국 관세 데이터 자체 분석 결과, 중국산 육류 수입품에서 미국산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역분쟁 격화로 감소했으나, ASF가 발병한 올해 들어 늘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비중은 2017년 14%였으나, 이듬해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8%로 급감했다. 그해 4분기에는 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ASF가 발병한 올해 5월에는 미국산 돼지고기는 8%를 차지해, 무역전쟁 이전만큼은 아니나 회복세를 보였다.



CNBC는 "중국은 ASF 발병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돼지고기 수입이 더 필요한 상태"라며 "이는 양국이 무역 합의만 이룬다면 미국 농가들에 사업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 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돼지고기 가격은 킬로그램당 22.5위안(약 3750원)이었으나, 이달 둘째 주에는 킬로그램당 42.46위안(약 7070원)으로 10개월 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돼지고기 가격은 내년 1월 말 춘절(한국의 설 연휴) 기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당국은 돼지고기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비축분까지 방출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이 약속한 1단계 무역 합의를 시행하게 된다면, 중국은 먼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 10~11일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해 미국은 이달 15일로 예정된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을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액을 400억∼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가오 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 또한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기 위한 협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중국 대두 생산량 부족은 크지 않다. 배합사료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자신의 발언이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공급체인데이터 분석업체 판지바(Panjiva)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보복관세 대상) 수입량은 전년 동월보다 317% 늘어나 83억달러(약 9조75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업체의 크리스 로저스 연구원은 "이러한 상승세는 중국이 새 합의가 이뤄지기 전부터 이미 농산물 수입을 늘려왔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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