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브렉시트 합의·깜짝실적…S&P 0.3%↑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1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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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업자 수 증가폭 예상치 하회…EU 정상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英의회 통과는 미지수

[뉴욕마감] 브렉시트 합의·깜짝실적…S&P 0.3%↑


뉴욕증시가 반등했다. 영국과 EU(유럽연합)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타결하며 '노딜(합의없는) 브렉시트' 우려가 줄면서다. 넷플릭스와 모건스탠리 등 대형주의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도 매수세를 부추겼다.

◇미국 실업자 수 증가폭 예상치 하회



17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90포인트(0.09%) 오른 2만7025.8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8.26포인트(0.28%) 상승한 2997.9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2.67포인트(0.40%) 뛴 8156.85로 마감했다.



세계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해외 유료회원 급증에 힘입어 깜짝실적을 기록하며 약 2.5% 뛰었다. 미국 대형 IB(투자은행) 모간스탠리도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 발표에 약 1.5% 올랐다.

AXA투자운용의 데이비드 페이지 거시경제조사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에 비해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이 고무적"이라고 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는 다소 늘었지만 증가폭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전주 대비 4000건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의 중간값인 21만5000건에는 소폭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고용시장 상황이 나빠졌음을 뜻한다. 그러나 절대적 수준으로 볼 때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종전보다 1000건 늘어난 21만4750건으로 집계됐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을 중단하면서 지정학적 위험도 줄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난 뒤 터키가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펜스 부통령은 터키가 쿠르드 민병대에 시리아 북동부를 떠날 시간을 주기 위해 120시간 동안 군사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미군은 쿠르드족의 후퇴를 용이하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달초 터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던 미군의 철수를 강행하자 해당 지역의 쿠르드족 소탕 작전에 돌입했다.

쿠르드 민병대 시리아민주대(SDF)가 시리아 북부에 자치구역을 조성해 자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터키는 주장해왔다. 터키는 이들이 자국 내 테러 집단으로 간주되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바보짓 하지 말라"며 군사 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EU 정상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英의회 통과는 미지수

영국과 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앞서 마련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EU 정상들은 브렉시트가 예정대로 이달 31일 이행될 수 있도록 EU 기관들이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며 영국과 최대한 가까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안은 EU 단일시장의 통합을 보장하는 동시에 EU와 영국 간 혼란과 갈등을 피할 수 있게 했다"며 "이제 공은 영국 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다"며 브렉시트 추가 연기 가능성에 대해 "연기 요청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회원국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의 EU 재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했다.

그러나 투스크 의장과 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여전히 브렉시트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찬성 52%, 반대 48%) 에 대해 "(잔류파가) 52%가 아니라 48%여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도 "48%에게 그들이 옳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동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앞서 존슨 총리와 함께 브렉시트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합의안에 관해선 기쁘다고 말하겠다. 하지만 브렉시트에 대해선 슬프다"라며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앞서 영국과 EU는 이날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했다. 양측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엄격한 통관통행)를 막기 위해 북아일랜드에 이중 관세 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북아일랜드를 법적으론 영국 관세영역에 남기되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19일 영국 의회의 특별회의에서 새 합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안건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영국은 예정대로 이달 31일 EU와 결별한다.

그러나 열쇠를 쥔 영국 의회의 반발이 커 '질서있는 브렉시트'가 또 다시 좌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민 코빈 대표는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영국 의회에서 반대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민주연합당(DUP)도 이날 성명을 통해 "현 상황에서 우리는 세관에 대해 제안된 것을 지지할 수 없다"며 "(협상안에는) 부가가치세(VAT)에 관해서도 명확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협상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된다면 '벤 액트(법)'에 따라 존슨 총리는 EU에 내년 1월31일까지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유럽증시는 대체로 약세였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38포인트(0.10%) 내린 393.0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15.16포인트(0.12%) 하락한 1만2654.95, 프랑스 CAC40 지수는 23.83포인트(0.42%) 떨어진 5673.07을 기록했다.

반면 영국 FTSE100 지수는 14.37포인트(0.20%) 오른 7182.32에 마감했다.

미 달러화도 약세였다. 이날 오후 4시31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41% 내린 97.60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1.70달러(0.11%) 상승한 1495.7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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