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저성장 시대엔 '인컴, 웰컴'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10.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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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인컴펀드, 올해 1.3兆 자금 순유입…전문가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앞으로도 인기"

#정소라(36·가명)씨는 최근 주식에서 돈을 빼 인컴펀드에 가입했다. 공격적인 투자자였지만, 최근 변동성 장세에서 손실이 잇따르자 투자 철학을 바꾸게 됐다. 정씨는 “종잣돈이 적으니 수익률 낮은 상품은 관심이 없었는데 증시가 하도 출렁여서 ‘지키는 것도 투자’라는 말을 실감했다”며 “인컴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은행 이자보다는 수익률이 높다고 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저금리,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전날 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춘데 이어, 앞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도 초저금리 시대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금리 인하 이후 3개월 만의 금리 인하다. 기준금리 1.25%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성장세가 기존 전망경로를 하회하고, 수요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약한 점을 고려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지난 1년여간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신음하고 있다. 올해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6%→2.5%→2.2%)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이제는 2%대 성장률 사수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정도다. 이에 투자자들도 꾸준히 안정적인 플러스 상품을 내는 상품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저금리·저성장 시대엔 '인컴, 웰컴'




◇올해 자금 1.3조 유입..저성장 대안=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인컴펀드에는 총 1조3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자금 유입세는 연중 지속 돼, 최근 3개월 사이에도 4200억원이 새롭게 설정됐다. 지난 7월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가 시작되면서 증시에서는 자금 이탈이 가속화했지만, 인컴펀드에는 돈이 몰린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에서 7146억원 빠져나가고 해외 전체 주식형펀드에서 6681억원 이탈한 것과 대조된다.

인컴펀드는 주로 채권이나 고배당·우선주, 리츠, 부동산 관련 상품 등 일정한 수입(인컴)을 제공하는 자산에 투자한다. 따라서 증시 흐름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꾸준한 수익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복리상품에 투자하는 효과도 발생, 장기 투자를 할수록 수익률 그래프가 우상향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극대화된 최근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실제 인컴펀드 140개(설정액 10억원 미만 제외)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8.86%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0%다. 장기 투자를 할수록 수익률이 커지는 구조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0.69%를 기록한 것보다 좋다.


인컴펀드 중에서 자금 유입세가 가장 큰 펀드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혼합자산자투자신탁(H)[재간접형]’이다. 지난해 1월 설정된 이 펀드에 올해에만 1조1090억원이 몰렸다. 글로벌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이 펀드는 클래스A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05%로 양호하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은 올 들어 192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선진국 우량주, 대형주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클래스 C-w 기준 올해 수익률이 18.28%에 달한다. 이어 ‘피델리티글로벌멀티에셋인컴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재간접형)’에 1008억원이 유입됐다.

◇기초자산 제각각..꼼꼼히 따져봐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인컴펀드의 경우 상품별 투자대상과 운용 전략이 각기 다른 만큼 꼼꼼히 공부하고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특히 인컴펀드를 구성하는 기초자산이 채권, 주식, 부동산 등으로 다양한 만큼 투자자 본인이 잘 알고 투자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컴펀드는 자산에서 꾸준히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대상이 다양하다”며 “그 자산 고유의 리스크에도 함께 노출이 되는 만큼 본인의 운용철학과 전략, 투자위험 정도를 펀드별로 잘 따져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 연구원은 “인컴펀드는 투자 자산에서 발생하는 꾸준한 인컴이 안전판 역할을 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기 때문에 최근 인기가 높아졌다”며 “어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렸는데 요즘 같은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인컴펀드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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