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월가 함박웃음…골드만삭스만 울었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10.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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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3분기 순익 26% 급감…위워크·우버 투자 부진 때문
JP모건·씨티 실적 예상치 상회…웰스파고 구조조정 기대감 주가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니터에 나타난 골드만삭스 로고. /사진=로이터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니터에 나타난 골드만삭스 로고. /사진=로이터


월가 모두가 웃을 때 골드만삭스만 울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실적 얘기다. 미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은행 실적이 많이 증가했지만, 유독 골드만삭스 실적만 기대치에 못 미쳤다.

골드만삭스는 15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급감한 18억8000만달러(약 2조2300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1주당 4.79달러 정도의 수익으로 시장 예상치 주당 4.81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도 6% 떨어진 83억2000만달러(약 9조8680억원)에 머물렀다.



골드만삭스의 부진한 실적은 투자실패가 원인이었다. 특히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 차량호출 업체 우버 등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투자가 말썽을 부렸다. 위워크는 지난달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면서 기업가치가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고, 지난 5월 주당 45달러에 상장한 우버는 지난달 말 주가가 30달러대로 추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위워크 보유 주식 평가절하로만 8000만달러(약 95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의 3분기 대손충당금(회수 불가능한 채권 추산액)은 2억9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나 급증했다. 반면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수입도 지난해 3분기보다 15% 줄어든 16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실적 부진에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날 3.3% 급락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 하락에 대해 "인터넷은행인 마커스(Marcus) 등에 대한 투자로부터 성과를 얻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보상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를 뺀 월가 대형 은행 대부분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은행권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JP모건은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8% 늘어난 91억달러(약 10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씨티그룹도 주당순이익이 예상치(1.95달러)를 소폭 웃도는 1.97달러로 나타났다. 웰스파고는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지난달 새로운 수장이 된 찰스 샤프 전 뉴욕멜론은행 최고경영자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1.6%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은 분기 말 채권시장 변동성과 글로벌 무역 긴장, IPO 차질 등으로 3분기 월가 은행 실적의 기대치를 낮췄다"면서 "그러나 채권인수와 주식 거래 수수료 수입이 늘면서 예상보다 실적이 좋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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