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카드 꺼냈다…기준금리 1.25%로 인하(상보)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9.10.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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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디플레이션 우려 방어 시급…미지의 영역 기준금리 1% 시대 열리나

'역대 최저' 카드 꺼냈다…기준금리 1.25%로 인하(상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한은은 16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금리인하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는 시장 전망과 일치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8일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2명)이 나왔던 터라 충분히 예상됐던 결과다.



기준금리 1.25%는 역대 최저 수준과 같다. 한은은 성장세 둔화와 조선업 구조조정이 맞물렸던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낮추면서 사상 최저 기록을 썼다.

한은이 역대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든 이유는 부진한 경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과 관련 "경기회복세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거듭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그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총재도 지난 7월 한은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9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1.7% 감소하면서 1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자, 기업부문 체감경기도 기준선 아래에 머물며 냉랭한 분위기다.

여기에 9월 소비자물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농수산물 가격 변동에 따른 기저효과, 정부 복지정책 강화로 인한 구조적 요인 등을 근거로 걱정이 과도하다고 말하지만, 수요부진이 물가 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특히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한은 물가안정목표(2%) 보다 낮아지면서 저물가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금통위 내부 주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9월 기대인플레이션율(1.8%)은 2002년 관련 조사 이후 처음으로 2% 밑으로 떨어졌다.

이번 금리인하로 한미 금리역전폭은 0.50%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자본유출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심리적 경계선인 1%포인트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셈이다. 이달말 열리는 10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은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다. 관건은 미지의 영역인 기준금리 1% 시대가 열릴 것인지, 그렇다면 시기는 언제가 될지다.

금리결정 발표 후 예정돼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에서는 통화정책 여력에 대한 판단과 향후 경기전망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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