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버린 '그린 러시'…공급 과잉에 폭락한 대마산업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10.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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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주요 기업들 주가 30~40% 폭락…400억달러에서 170억달러로 규모 축소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그린 러시'라 불리며 기호용 대마에 불었던 투자 바람이 사그라지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매출과 실적이 저조해졌고 결국 대마업체들의 주가가 30~40% 가까이 폭락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 대마생산업체 헥소의 주가는 이번 주 38% 하락했다. 헥소가 내년도 매출 전망치에서 4억달러(캐나다)를 줄이고, 올해 전망치도 4800만달러로 낮추자 즉각 폭락했다.



최대 대마업체인 캐노피 그로스도 올해 들어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했다. 맥주 코로나 제조사인 컨스텔레이션 브랜드가 지난해 40억달러(미국)를 투자했지만, 이달 초 발표한 수익보고서에서 그 투자 가치는 13억달러로 축소됐다.

유기농 대마 재배업체 그린오가닉더치맨의 브라이언 아테이드 최고경영자(CEO)는 "투자가 메말랐다"면서 재배지 두 곳에 대한 건설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시가총액이 400억달러를 기록했던 캐나다 대마산업은 현재 170억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기호용 대마를 전면 합법화하면서 전 세계 대마 금융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대다수의 대마업체는 캐나다 증시에 상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는 "대마업체들의 파티가 끝났다"면서 "장밋빛 성장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획됐던 인수합병도 무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소재의 대마업체 메드맨 엔터프라이즈는 9일 시카고 소재의 파마칸 인수 계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메드맨은 성명을 통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산업 동향이 좋지 않은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마저 저조해 인수계획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판매허가증을 발급하는 속도를 조절하면서 공급 과잉현상이 벌어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판매되는 양에 비해 더 많이 생산하게 되면서 생산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덴버그 탈만의 글렌 맷슨 분석가는 "캐나다에 (대마) 소매 판매 관련 인프라가 없으며 캐나다는 이를 구축할 능력도 없다"면서 당분간 대마 산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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