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이 홍콩 지지 발언으로 중국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과 홍콩의 분열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올가미에 걸려들고 있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무역협상 합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미국과 중국간 보다 광범위한 싸움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중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미국 정치권은 모리 단장의 홍콩 지지 트윗과 중국의 보복 조치 등을 놓고 거센 논쟁에 휩싸였다. 로키츠 팀의 연고지인 텍사스의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7일 "모리가 홍콩을 지지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중국에 사과한 NBA에 "거금을 좇아 부끄럽게 물러섰다"고 비판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뉴욕 하원의원은 NBA에 서한을 보내 "NBA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할 수 있는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을 사용할 용기와 진실성을 가져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애플 온라인스토어에서 판매된 'HKmap.live' 앱. /사진=로이터
중국의 비난을 피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은 기업도 있다. 게임업체 블리자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게이머를 중징계했다가 게임 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홍콩 출신 게이머 응 와이 청(닉네임 블리츠청)은 한국 장현재(닉네임 던)와 지난 5일 대만에서 가진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 대회 경기에서 승리한 후 인터뷰에서 "홍콩에 자유를 달라"고 외쳤다. 이에 블리자드는 블리츠청의 상금을 몰수하고 향후 1년간 출전권한을 박탈했다. 이 인터뷰를 진행한 중계진도 즉시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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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임 팬들은 소셜미디어에 '#Blizzardboycott’(블리자드 보이콧)' 등의 해시태그를 올리며 반발했다. 블리자드에서 근무했던 개발자이자 게임 인플루언서 마크 컨도 SNS를 통해 "블리자드는 선수와 돈을 맞바꿨다. 게임에서 정치를 배제하겠다더니 중국 공산당에 충성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최근 무역전쟁 장기화 등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은 '표현의 자유'와 '중국의 거대 시장'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NYT는 "중국 정부가 점점 더 강경한 어조를 통해 국내에서의 민족주의를 격화시키고 다국적 기업들을 위협하여 당 노선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안 자오퉁-리버풀 대학의 언론학 전문가인 익찬친 교수는 이를 두고 "심리적 냉전이 진짜 시작됐다"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