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출처불명' 기름떼, 베네수엘라의 공격?

머니투데이 남수현 인턴 2019.10.1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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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베네수엘라가 유출했을 가능성 매우 높아"… 양국관계 더 나빠질 가능성

출처 불명의 기름 찌꺼기로 오염된 브라질 해안 /사진=AFP출처 불명의 기름 찌꺼기로 오염된 브라질 해안 /사진=AFP


브라질 정부가 최근 브라질 북동부 해변 130여곳을 오염시킨 기름 찌꺼기의 유력한 출처로 베네수엘라를 지목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서로를 독재자라 칭하며 대립각을 세워온 터라 브라질 정부의 이번 발표가 양국 관계를 한층 냉각시킬 새로운 악재가 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은 리카르도 살레스 브라질 환경부 장관이 이날 브라질 북동부 해안을 뒤덮은 원유가 베네수엘라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환경·재생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에 따르면 브라질 북동부 9개 주에 걸쳐 최소 138개 해변이 지난달 초부터 출처가 불분명한 원유로 오염돼 거북이와 조류 수십 마리가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당국이 대대적인 방제작업을 벌여 지난달 2일 이후 100톤가량의 기름 찌꺼기가 수거됐다.

한 달 넘게 기름의 출처를 조사한 브라질 환경부는 베네수엘라를 가장 가능성 높은 '범인'으로 지목했다. 살레스 장관은 9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기름이 베네수엘라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발적으로든 아니든, 브라질 해안 가까이를 지나던 외국 선박이 석유 유출을 일으킨 정황이 뚜렷하다"고도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나 주요 석유회사는 이 같은 브라질 정부의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WJS와 가디언 등 외신은 브라질 환경부 장관의 이번 발언이 이미 적대적인 양국관계를 한층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독재자'라 부르며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 대한 지지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 역시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옹호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야말로 독재자라고 주장하며 반격을 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직 베네수엘라를 명시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기름이 다른 국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상태다. 그는 8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난파에 의한 유출이라면 석유가 지금까지 흘러나왔을 것"이라며 "누군가 범죄 차원에서 일부러 폐기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또 "증거 없이 다른 나라를 탓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우리의 레이더망에 석유의 출처일 수 있는 나라를 올려놓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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