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라면' 찾는 중국인, 경기불황? vs 소비증진 신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19.10.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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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中서 라면 400억개 이상 팔려…올해는 더 늘어날 듯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전세계 라면의 40% 정도를 먹어치우는 중국인들의 라면 소비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소비증진의 신호라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이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라면소비는 2016년 385억개까지 감소했지만 지난해 403억개로 증가했다. 중국내 라면 소비는 올해는 지난해 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라면은 중국의 산업화의 상징적인 제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리도 간편해, 중국 공장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라면 매출도 급격히 늘었다. 2014년엔 중국에서 라면이 444억개 팔려나갔다.

하지만 저렴한 테이크아웃 식사가 등장하고 음식배달업이 커지면서 라면 매출도 감소했다. 또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라면 고객이 고급식품으로 옮겨간 것도 라면 매출이 줄어든 이유로 꼽힌다.



그래서 다시 라면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불황의 전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타오동 크레디트스위스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라면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라면"이라며 "라면 판매의 호조는 제품의 변화로 인한 것이 아니고 소비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소비 둔화가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중국 관영매체들은 라면의 회복은 제품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값비싼 라면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소비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라면 제조업체 팅이홀딩스는 1봉지에 24위안(4100원)짜리 고급라면을 팔고 있다. 이는 중국 일부 도시의 쇠고기 국수보다 비싼 수준이다. 팅이홀딩스의 라면판매 가치는 2018년보다 3.7% 늘어난 115억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 산하기관인 중국 식품기술연구소의 계산에 따르면 중국 주요 라면 제조업체 22곳의 2018년 매출총액은 515억위안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고 생산량은 344억개으로 0.73% 증가했다.

경제지표만 보면 중국의 라면소비 증가는 불황의 전조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의 주요 결정 요인인 최근의 중국 소득 증가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중국통계청에 따르면 상반기 평균 가처분소득의 연간 증가율은 6.6%로 2014년 8% 이상 고점에서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내수소비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는 공식적인 국경절 연휴가 끝났지만 중국정부는 8일부터 11일까지도 개인적인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연휴가 끝나면 11월에는 광군절까지 남아있어 본격적인 소비시즌이 시작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과 미국과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경기안정이 필수인 만큼 소비 진작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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