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설계사 쟁탈전' 일단락에도…"경쟁은 계속"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9.10.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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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GA에 삼성화재 비방 정정 문자 발송…삼성화재, 허위사실 유포 신고 취하할 듯

손보업계 '설계사 쟁탈전' 일단락에도…"경쟁은 계속"


경력 설계사 채용 경쟁 등을 둘러싼 손해보험업계의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삼성화재 (311,500원 ▲12,000 +4.01%)에 사과하고 후속조치를 이행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주말 주요 GA(보험대리점) 대표들에게 삼성화재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데 대해 해명하고 정정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주요 GA들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자 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삼성화재를 헐뜯는 내용이 남긴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가 삼성화재로부터 ‘손해보험 공정경쟁질서유지에 관한 상호협정’(이하 상호협정) 위반으로 신고를 당했다.

손보사들은 보험모집 중에 생기는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일종의 신사협약인 상호협약을 체결했는데 메리츠화재가 금지사항인 '다른 회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 측에 사과하고 △GA 대표들에게 정정메시지 발송 △재발방지 △불공정한 스카우트 금지 등의 후속조치를 약속했다.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의 후속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한 후 조만간 손해보험협회 공정경쟁질서확립 대책위원회에 한 신고를 철회할 예정이다.

손보사들은 과도한 설계사 쟁탈전을 막기 위해 설계사의 이동현황과 출신 이력을 공개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당초 메리츠화재는 설계사 출신 이력을 공개하는 것은 자율영업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주요 손보사들이 설계사의 이력이 공개되면 무분별한 갈아타기 계약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보험사끼리 이동현황은 사명까지 모두 공개하지만 GA에서 옮긴 경우 구체적인 소속 외에 전체 이동규모만 공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 설계사가 메리츠화재로 이동한 경우 확인할 수 있지만 GA 소속 설계사가 메리츠화재로 이동한 것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로써 경력 설계사 채용 경쟁에서 촉발된 손해보험업계의 갈등은 일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삼성화재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 인보험의 보험료를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으로 전환하면서 '추격자'인 메리츠화재의 대응이 주목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진흙탕 싸움은 피하자는 분위기라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피했지만 장기 인보험 시장에서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어 풍선효과처럼 다른 부문에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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