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청와대와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두고 정면 충돌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속도조절' 보다는 고강도 수사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검찰은 온 국민이 염원하는 수사권 독립과 검찰개혁이란 역사적 소명을 함께 갖고 있으며 그 개혁 주체임을 명심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조 장관이 지난 23일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나간 담당 검사와 전화통화 한 사실이 야당의원을 통해 드러나면서 여당은 검찰과 야당 간 '내통 의혹'을 제기한 상황이다.
'엄정 수사' 방침을 밝힌 검찰은 이날 금융감독원 지분 공시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갔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조 장관 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WFM 공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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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WFM 경영은 물론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 설립과 경영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36)로부터 정 교수에게 10억원이 흘러간 정황을 확인해 정 교수와 조씨가 WFM 자금 횡령을 공모했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수사 중이다.
조 장관과 직접 연관성이 드러나진 않았으나 '버닝썬' 의혹에 연루된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도 압수수색했다. 지난 6월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송치된 윤 총경은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특히 윤 총경이 잉크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의 전신인 큐브스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 장관과 윤 총경 관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윤 총경이 큐브스 주식을 매입할 당시 큐브스 2대 주주는 WFM의 전신인 교육업체 A1N이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검찰이 조 장관 본인이나 부인이 관련 의혹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빈 껍데기'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경우 이미 검찰 수사에 '불순한 의도'가 깔렸다는 비판 여론만 높아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부인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될 경우 청와대와 여권이 역공을 펼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통령이 나서서 '인권 존중'을 언급한 마당에 검찰 입장에서도 더이상 수사를 확대하기보단 톤 다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이제는 방법이 없다"며 "온 국민이 수사 경과를 지켜보는 상황에서 검찰도 혐의점이 발견되는 대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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