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처럼 즐기는 ' 캡슐'…디퓨저에 IoT기술 담았죠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9.09.2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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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재연 피움랩스 대표 "유명 조향업체 협업…香플랫폼 구축할 것"

김재연 피움랩스 대표 / 사진제공=피움랩스김재연 피움랩스 대표 / 사진제공=피움랩스


“소비자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향을 선택할 수 있고 조향업체(향 제조사)는 저희 제품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을 만날 수 있죠. 일종의 오픈형 향플랫폼입니다.”

김재연 피움랩스 대표(사진)는 자사의 스마트 디퓨저 ‘피움’을 이같이 설명했다. 피움은 3가지 향 캡슐을 장착한 후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시간·향·강도를 정해놓으면 자동으로 향을 분사하는 IoT(사물인터넷) 기술 기반 디퓨저다.



김 대표는 “보통 향업체들과 달리 우리는 직접 향을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크라우드펀딩 등으로 판매되는 피움의 기본 캡슐 향은 국내 전문 조향업체 센토리가 개발한 향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디퓨저와 캡슐플랫폼, 앱만 구축할 것”이라며 “향은 소비자들이 취향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로레알, 조말론, 프레데릭말 등 유명 조향업체의 향 캡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진행 중이다. 설립 3년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피움랩스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조향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논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데이터였다. 김 대표는 “피움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향의 종류, 시간, 강도 등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최적의 툴”이라며 “이 때문에 조향업체들도 상당히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피움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는 디퓨저가 아닌 향 캡슐”이라고 밝혔다. 그는 캡슐커피 시장의 강자 네스프레소와 후발주자 큐리그의 경쟁을 눈여겨봤다. 두 회사는 모두 캡슐로 수익을 내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캡슐을 공급한다. 네스프레소는 직접 커피를 개발하는 반면 큐리그는 스타벅스, 맥커피, 던킨도넛 등 기존 커피메이커들의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아무리 한 회사가 많은 맛과 향을 가진다 해도 모든 사람의 취향과 기호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플랫폼 형태로 더 많은 사람의 취향을 충족할 수 있는 큐리그가 미래형 모델이라고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피움랩스의 스마트 디퓨저 '피움' /사진제공=피움랩스피움랩스의 스마트 디퓨저 '피움' /사진제공=피움랩스
그는 캡슐커피에서 얻은 아이디어에 전공인 정보학을 접목해 향시장에 도전했다. 향을 이용한 후각시장은 아직 IoT나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응용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다. 미국 유학 중이던 김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에서 경영·기술 관련 경험을 쌓고 2016년 33세에 피움랩스를 창업했다.


김 대표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2017년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로부터 피움랩스는 6만1000달러 펀딩에 성공했다. 지난 16일 시작된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선 8일 만에 1480만원의 펀딩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미국 킴튼호텔, 포시즌호텔 등과 B2B(기업간 거래) 계약도 진행 중이다.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약 5억7000만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인터뷰 말미에 김 대표는 네스프레소와 큐리그의 경쟁결과가 어떨 것 같냐고 반문했다. “수많은 커피메이커가 큐리그와 파트너십을 원하죠. 피움도 언젠가는 이들처럼 유명 조향 브랜드들이 파트너십을 맺고 싶어하는 향플랫폼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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