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같이 휴대하는 개인용 수력발전기 만들었죠"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9.09.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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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 스토리]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북미 등 선진국에서는 레저용·개발도상국에는 전력공급용"

"텀블러 같이 휴대하는 개인용 수력발전기 만들었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기는 사실 대규모 전력망이 잘 갖춰져야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자원입니다. 전세계 3분의1은 여전히 전기 사용을 제한받거나 아예 소외돼 있습니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사회 인프라가 열악한 환경에서 에너지 빈곤층이 물이라는 환경자원을 활용해 스스로 전기를 생산,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설립된 이노마드는 휴대용 수력발전기를 직접 개발·생산하는 제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박 대표는 “수력이 태양, 바람 등 여러 친환경 에너지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이라며 “청계천 수준의 하천만 있으면 다른 제약 없이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립 초기 개발한 개인용 발전기는 책상 의자만 한 크기였다. 전력 생산능력은 60W로 만족스러웠지만 휴대성이나 편의성이 미흡했다.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2년여의 연구·개발(R&D) 기간을 거쳐 2017년 다시 선보인 게 현재의 휴대용 수력발전기인 ‘이노마드 우노’다. 출시 첫해에는 미국 크라우드펀딩 ‘킥스타터’를 통해 5000대를, 지난해까지 2만대를 팔았다. 포브스는 박 대표를 2017년 아시아태평양 30세 이하 리더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우노는 텀블러 형태의 수력발전기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했다. 접이식 터빈 날개를 펼쳐 흐르는 물속에 담가두면 시간당 5W의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에 저장한다. 배터리 용량은 5600㎃h(밀리암페어시)다. 조명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외부 발광다이오드(LED)의 색깔이 충전 정도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한다. 무게 600g에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

이노마드는 이르면 연내 글로벌 브랜드와 손잡고 레저용 장비로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캠핑이나 트레킹, 카약 등 수상레저 활동 때 기존 디젤 발전기나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에너지 빈곤층의 전기 소비를 지원하기 위해 장비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우노 1대는 개인용 전력 공급원이지만 50~100개를 연결하면 1~2kW 단위 분산형 수력발전기로도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정전이 지속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하루 1달러를 버는 빈곤층이 2달러를 내고 전기를 사서 쓴다”며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는 빈곤층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프로젝트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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