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이상배 뉴욕특파원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JV·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정 부회장이 특파원 간담회를 자청하고 나섰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깜짝 이벤트'였다.
"2022년 말쯤엔 4∼5단계 자율주행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2024년에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게 목표다. 우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뛰어나면 다른 완성차 업체도 우리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잘 만들겠다." 4∼5단계 자율주행차는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으로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되는 사실상의 완전 자율주행차를 말한다.
정 부회장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자동차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소개했다. "앱티브와 손잡은 건 단지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앱티브가 안전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자동차 회사로선 최우선 임무라고 생각한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APTIV)사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앱티브 케빈 클락 CEO(최고경영자) 등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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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명운을 걸고 투자하고 있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향후 자율주행차가 4∼5단계로 가면 전력 소모가 클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배터리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다"며 "장거리를 운행하려면 자율주행차에는 수소전기차가 적격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화제에 오르자 그는 "회사에 별도의 개발팀이 있다"며 "플라잉 카(Flying Car) 보다는 '드라이빙 에어플래인'(Driving Airplane)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비행 자동차가 5단계 자율주행차보다 오히려 상용화가 먼저될 수도 있다"며 "일단 공중으로 날아오르면 그 이후는 자율주행으로 운행될텐데, 하늘이 지상에 비해 장애물이 적어 자율주행에 더 적합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종일관 소탈한 자세로 간담회를 주재한 정 부회장은 특파원들에게 내년 미 대선 전망과 미국 내 현대차 딜러로부터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은 경험 등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한일 무역분쟁과 관련, 부품·소재 확보에 문제가 없느냐고 묻자 정 부회장은 "중요한 부품·소재는 이미 3개월치를 확보해뒀고, 추가로 3개월치를 더 확보할지 생각 중"이라며 "일부 화학 소재가 문제인데, 구매처를 다양화해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