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정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6월 전체 석유 수출은 일평균 900만배럴에 육박해 일시적으로 사우디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미국의 원유 수출만 일평균 300만 배럴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사우디 등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이 저유가를 우려해 감산 조치를 시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7~8월 미국이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인해 고전하면서 사우디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폭발적인 생산량 증대 주역은 단연 셰일오일이다. CNN은 "미국 셰일오일이 세계 에너지 시장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셰일오일은 미국에서 2011년부터 생산에 들어갔으며 현재 미국 전체 석유 생산량 증가분의 97%가 셰일오일로 파악된다. 미 에너지 정보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약 650만배럴의 원유가 셰일오일로 추정됐다. 전체 원유 생산분의 59%다.
이 같은 셰일혁명을 기반으로 미국이 최대 산유국 지위를 넘어 최대 석유 수출국 지위까지 넘보고 있다. 미국은 시추뿐 아니라 수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대규모 자원을 투자 중인데 향후 사우디를 제치고 수 년 안에 석유 수출 1위 지위를 갖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셰일오일 생산지인 퍼미안 분지에서 멕시코만을 잇는 수송관을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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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Crude oil and petroleum products) 수입 규모는 지난 2000년 일평균 1145만9000배럴에서 지난해 992만8000배럴로 떨어진 반면 수출 규모는 104만배럴에서 758만8000배럴로 늘어났다. 이르면 내년(2020년)부터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량이 수입량을 초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미국은 1953년 이후 67년 만에 에너지 순수입국에서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돌아서, 완전한 에너지 독립국이 될 수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공격이나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중동 정세 불안은 미국의 석유패권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2월 "퍼미안 분지에서 발생한 셰일 시추 광풍은 미국이 석유 수입을 줄이도록 할 뿐 아니라 반세기 만에 주요 수출국이 되도록 도와줬다"며 "그에 따른 포상은 미국으로 하여금 외교적 파워를 갖게 해줄 뿐 아니라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 대해 가솔린 가격 상승 우려 없이도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