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기자회견까지 열어 "우리 수입신차 사지마세요"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9.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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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 20일부터 부분파업...사장·ISP 퇴진 운동까지, 안팎서 '자충수' 비판도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공장이 멈춰서 있다. /사진=뉴스1인천시 부평구 한국GM 공장이 멈춰서 있다. /사진=뉴스1


한국GM 노동조합이 콜로라도·트래버스 등 자사 브랜드 수입차 불매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GM 노조는 20일 소식지를 통해 "오는 24일 기자 회견을 열어 자사 신차 불매 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결의했다.

한국GM이 최근 미국에서 들여와 출시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 GM 수입차를 사지 말자는 것이다. 국내 생산 투자 및 조합원 임금·복지 향상에 더 집중하라는 엄포인 셈이다.



그러나 결국 이 같은 노조 행동이 자충수로 돌아올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국GM 경영진은 콜로라도·트래버스가 수입차임에도 타 수입 브랜드와 달리 대규모 국내 서비스센터 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노조의 강력 반발로 판매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결국 경영 악화로 이어져 적자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단 얘기다.



여기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본사 파견 외국인 임직원(ISP)에 대한 퇴진 운동까지 진행키로 했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지난 19일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한 달여 만에 재개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마무리했다.

노조는 추가 파업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날 조합원 부분파업, 오는 23~24일 전 간부 파업,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 추가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예고된 일정 이후에도 파업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오는 30일 추가로 쟁대위를 열어 향후 투쟁일정 논의를 하기로 했다.

이미 노조는 지난 9~11일에 전면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국GM의 전면파업은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회사 인수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기본급 5.65%(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250%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후퇴한 복리후생 복구도 함께 원하고 있다.

이에 회사는 기본급 동결, 성과급 불가로 맞서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약 1650억원의 비용을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GM은 8594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국GM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 회사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방한해 노조에 "한국에서 생산해주지 못한 물량은 다른 국가 공장으로 이전이 가능하다"고 경고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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