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과 정의'를 출간한 김영란 전 대법관. /사진=뉴시스
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이자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인 그는 17일 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그(조국 장관)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다른 기회에 하기로 하자”며 발을 뺐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하기 어려운 사회죠. 판사들도 그 사다리가 좁아진 느낌이 들어요. 계층 이동에 대한 갈망이 있는 사회인데, 좁아진 사다리로 좌절감을 많이 느끼는 사회라면 제도를 통해 그걸 실현하도록 방향성을 가져야 할 거예요.”
김영란 전 대법관. /사진=뉴시스
그는 “판사의 판단 역시 일반적인 사람 이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런 한계를 인식하고 판결해야 더 좋은 판결에 따른 정의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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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9개 장으로 구성된 내용에는 ‘가부장제’를 시작으로 ‘성인지 감수성’ ‘가습기살균제 사건’ ‘강원랜드 사건’ ‘삼성엑스파일 사건’ ‘PD수첩 광우병 보도사건’ 등 다양한 주제로 이어진다.
그는 예민하고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비틀어 생각해보자”고 시작한 게 집필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가부장제와 관련해선 남녀 성별 차이의 문제가 아닌, 계층화로 구축된 위계질서의 문제로 보는 관점이나, 과거사 청산에 대한 최소한의 움직임조차 부족했던 판결에 대한 해석 등이 그렇다.
‘삼성엑스파일 사건’과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에선 ‘판결이 선택되는’ 정치적 판결의 의미를 통해 사법과 정치의 관계도 살펴본다.
그는 “누구나 정의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느끼는 공정한 사회를 잊지 않고 판결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더 나아진 사회로 한발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