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드론간 '쿵'…하늘길 교통정리 어떻게 하나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9.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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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中, 자국 환경에 최적화된 UTM시스템 개발 추진

(上부터 아래로)아마존, DHL, 알리바바 드론/사진=각사(上부터 아래로)아마존, DHL, 알리바바 드론/사진=각사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독일 DHL 등 전 세계 전자상거래·물류기업들이 드론(무인기) 택배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로켓·당일·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도 서비스 차별화,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이 같은 드론 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드론 배송 서비스가 본격화할 경우, 배달 드론 간 충돌사고가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 김해·김포공항, 인천공항 인근에선 드론과 유인 항공기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드론도 항공기처럼 ‘교통관제시스템’이 요구된다.



17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저고도 무인기 비행관리시스템(Unmanned aircraft system Traffic Management, UTM)을 개발중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기존 유인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드론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선 UTM과 같은 관제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공항에서 이뤄지는 관제는 주로 ‘항공기간 거리 유지’가 핵심이다. 드론의 경우 유인 항공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가 날아다닐 것이 예상됨에 따라 기존 관제 기술을 모두 자동화해야 한다.



UTM은 지정된 비행 영역에 진입한 드론에 대한 정보, 즉 무인기의 ID(식별이름), 3차원(D) 공간에서의 위치, 목적지를 포함한 비행 구간 등을 해당 위치에 있는 드론 이용자들에게 초고속 이동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UTM 작동 방식은 이렇다. 일종의 차량 번호판과 같은 ID를 등록한 드론이 A구역으로 비행코저 한다면 드론이 UTM에 접속, 비행계획서를 제출한다. UTM 관제실에선 비행 계획을 확인한 후 다른 드론과의 비행경로와 겹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비행승인을 해준다. 관제실에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드론 조종자들에게 경보나 통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항우연은 강원도 영월 드론 시험장에서 UTM 시스템을 테스트중이다. 아직 연구 초기 단계다.


관계자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UTM 시스템뿐만 아니라 드론 자체의 신뢰성 수준도 더 높아져야 하고 비행에 필요한 법적 규정과 제도도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저마다 환경에 최적화한 UTM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2014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UTM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제안하고 미연방항공청(FAA)과 협력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국은 세계 처음으로 드론 운행 규정에 UTM 관련 내용을 포함시켜, 2016년부터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구축·운용 중이다.

한편, UTM 시스템은 저고도로 비행하는 소형 드론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도심형 자율비행항공기 실용화에도 이런 드론 교통관리와 유사한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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