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견이불에 대해 설명하는 배순희 영주시다문화희망공동체 대표/사진=신재은 에디터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다문화 사회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요즘. 경북 영주의 다문화 여성들과 손잡고 작은 세계화를 이루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이주여성들의 큰언니 역할을 자처하며 그들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영주시다문화희망공동체(이하 우리랑)이 주인공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배순희 대표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이주여성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배 대표는 “자연스럽게 주변에 있는 이주여성들에게 눈길이 갔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뭘까’하는 생각에 이들의 경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공동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제활동은 경제적 문제로 겪을 수 있는 갈등을 해결하고, 경제활동을 통해 주체적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 모습/사진제공=영주시다문화희망공동체
이는 보다 익숙하고 쉽게 다양한 문화에 대해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배 대표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각국의 정보는 생소하기 마련”이라며 “해당 국가에서 온 이주여성들의 입과 몸짓을 통해 느끼는 살아있는 이야기를 통해 진심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향 나라를 대표하는 춤 등 다문화 공연을 진행하고, 이주여성들이 다문화에 대해 풀어낸 그림 작품과 수공예품 전시도 진행했다. 배 대표는 “경제가 가난하다고 문화도 가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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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교육을 넘어 사업 확장
이주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사진=신재은 에디터
우리랑은 다문화교육에만 국한되지 않고, LED형광등, 농산물 가공 등의 임가공 사업을 진행했다. 영주지역 기업, 각 기관들의 의뢰를 받아 이주여성들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양질의 제품을 생산한 것이다. 현재 전체 매출의 임가공이 5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랑의 매출에 큰 역할을 차지한다. 배 대표는 “이주여성들은 대부분 젊고 손이 빨라 일을 쉽게 습득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영주의 특산물 사과를 이용한 사과주스 생산, 영주의 조명 제품 생산업체인 선일일렉콤의 임가공을 진행하고 있다.
영주의 이주여성들, 인견을 만나다
인견의 고장 영주. 영주에서는 젊은 연령층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인견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우리랑의 이주여성들도 인견과 친환경 섬유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섬유, 그 중에서도 인견으로 유명한 영주라는 지역적 특성과 다문화가 만난 것이다.
영주시 이주여성들이 만든 인견앞치마/사진=신재은 에디터
배 대표는 “미술이나 재봉에 특기를 보이는 이주여성들이 많아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제품 생산까지 직접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견을 소재로 한 색색의 앞치마를 만들었더니 색과 디자인이 예쁘다며 원피스로 입으시는 손님도 계시다”고 제품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우리랑에서 제작한 수공예품, 인견 제품, 친환경 제품 등은 영주 홈플러스 매장 내에서 구매 가능하다.
우리랑과 배 대표는 ‘생존’에 대해 고민한다. 이주여성이 정체성을 가지고 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있는 사업과 그에 따른 수익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임가공 사업, 교육사업, 인견 제품 생산 등 수익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수익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다문화에 대한 오해를 없애고 살아있는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분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