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자동차의 날' 기념식장에서 만난 로베르토 렘펠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질문에 답을 피한 렘펠 사장이지만 노조에 대해선 한마디 했다. 지난해 11월 대표에 선임돼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한국 자동차 노조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렘펠 사장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국GM 노조는 9일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나섰다. 파업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00여 명을 포함해 1만여 명이 참여한다.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면파업을 하는 것은 2002년 GM에 인수된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익이 나면 당연히 임금인상, 성과급 지급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GM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2조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엔 8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 등이 투입돼 가까스로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났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도 작년 대비 6.2% 감소했다.
노조가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더 큰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GM은 전 세계 사업장에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노사 갈등에 GM 본사가 한국GM 공장에 추가 신차 배정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노조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