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사람의 3년후 운명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09.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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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부터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접수를 앞두고 4년 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사람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대상자에서 순수 고정금리 대출자는 배제됐기 때문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한다. 적격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받은 사람이나 2015년 3월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사람들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바꿀 수 없다.

2015년 정부 말을 믿고 고정금리로 갈아탔는데 금리가 더 싼 상품으로 전환하지 못한다고 하니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 안심전환대출은 선착순이었다. 정보에 빠른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다. 기껏 노력했더니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하니 ‘아는 게 병’이라는 생각마저 들 수 있다.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은 대출금리 하락이다. 2015년 3월 출시된 안심전환대출 금리는 2.53~2.65%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0.5%포인트 이상 낮았다. 당시 국민은행 주담대 평균금리는 3.29%였다. 당시에도 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주담대 대출금리가 2%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란 예상을 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옮겨 가는 사람들은 3년 후에 어떻게 될까. 안심전환대출을 받았던 사람과 같은 상황이 될까.



그러려면 지금보다 시장금리가 더 낮아져야 한다.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반등하고 있지만 금리가 내릴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한국은행도 따라 내리면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도 1%대로 내려갈 수 있다. 시장금리가 더 하락해 대출금리가 1%초반까지 낮아지면 이번엔 안심전환대출로 바꾼 사람들이 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사람들이 3년 뒤에 “정부 말 듣기를 잘했다”고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이들이 만족하기 위해서는 시장금리가 올라야 한다. 시장금리가 서서히 오르면 경제가 살아났다는 증거여서 긍정적이나 가파르게 오르면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이다.

[우보세]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사람의 3년후 운명은


이미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를 찾는 부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국 밖으로 돈이 빠져나가면서 내년에는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떠나는 돈을 붙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비관론인 것이다. 이 경우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진다. 이럴 때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빛을 볼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이 이를 가정하고 안심전환대출을 내놓은 건 아닐 터이지만 상황논리는 그렇다. 3년뒤 당국이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았음에도 안심전환대출로 서민들의 튼튼한 버팀목이 됐다는 자화자찬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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