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2배 버는' 사우디 아람코, 상장한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9.0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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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석유기업, 11월 사우디서 250억$ 규모 상장… 내년 런던·뉴욕증시도 노려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AFP통신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AFP통신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사상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로 기대를 모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표 주관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람코는 당초 내년이나 내후년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르면 올해 11월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JP모건체이스가 경쟁사를 제치고 사우디 아람코의 주도 자문사 역할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최종 결정은 다음주 중에 이뤄질 예정이나 여전히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CNBC는 "모건스탠리가 JP모건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으나, 지난 5월 주관한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 IPO 부진으로 인해 주관사 순위가 뒤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국부펀드 역시 우버 공모에 나섰는데, 상장 직후 이틀 동안 주가가 18% 하락하고, 여전히 주가가 공모가(45달러)를 밑돌며 사우디 관료들이 실망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이자 사우디 정부의 주 수입원인 아람코는 지난해 순이익만 1110억달러(약 132조5900억원)에 달해, 애플의 2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CNBC는 "JP모건이 주관사를 맡게 되면 사상 최대 IPO로 상당한 수수료를 받을 뿐만 아니라, IPO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자본 시장에서의 평판이 좋게 자리 잡을 것"이라며 "최근까지만 해도 JP모건은 IPO 주관사로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분석했다.



아람코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하반기 아람코 상장으로 자금을 끌어모아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IT·엔터테인먼트 등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공모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고, 지난해 10월 반체제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배후로 빈 살 만 왕세자가 지목되며 국제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아람코 상장은 미뤄졌다. 당시 기업가치 2조달러(약 2388조원)으로 추산된 아람코는 지분 5%를 매각해 1000억달러(119조4000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2014년 최대 규모를 기록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250억달러(29조8500억원) 규모 상장을 훨씬 웃돌아 사상 최대 IPO일 것으로 예상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르면 오는 11월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알려진 2020년 혹은 2021년 상장 계획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먼저 올해 사우디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통해 250억달러규모 자금을 조달한 뒤, 내년에 영국 런던 또는 미국 뉴욕 증시를 노릴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성장을 서두르는 이유로 "내년 이후 대규모 상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시장 폭락과 국제유가 변동 등이 상장 계획을 또다시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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