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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中企 대출 '속도조절'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9.11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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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비율 관리 위해 '中企대출 승인 강화' 지침…"중장기 수익성에 부정적"



우리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숨 고르기'에 나선다. 올 들어 은행권에서 가장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펴 왔지만, 최근 가중된 자본비율 부담에 전략을 수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일선 영업점에 중소기업 대출의 본부 승인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전달했다. 기존에는 ‘우량 중소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은행마다 서로 모시려던 ‘BBB0’ 신용등급의 기업에 대해서도 “본부 승인이 어려울 것”이란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우리은행의 기존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우리은행의 8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개인사업자대출 제외)은 작년 말보다 3조5356억원 늘어난 38조8590억원이다. 최근 8개월 증감액이 5대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중 가장 많았다.



은행권은 중소기업 고객 확보를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여 왔다. 보통 BBB0 등급 이상 기업이 공략 대상이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BB+ 등급 기업에도 담보를 잡고 대출을 내줬다.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 위험가중치를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낮추는 새로운 규제 시행을 앞둔 것도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배경이다.

우리은행의 발목을 잡은 자본비율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6월 말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은 14.52%로 3월말(15.32%) 대비 0.8%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국내 은행의 평균 BIS 총자본비율(15.34%)을 밑도는 동시에 전 분기 대비 하락 폭 역시 평균(0.7%p)을 웃돈 결과다. 5대은행과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탓에 제주은행이 더해지는 ‘시스템적 중요 은행(D-SIB)’ 6곳 중에서도 15% 이하의 BIS 자본비율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지주사에 대한 배당, 과거 발행했던 채권의 꾸준한 상각 등이 자본비율 측면에서 짐이 된 것”이라며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실적이 상당한 데다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우리은행이 의도적으로 대출 잠그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추가 자본확충에도 나선 상태다. 우리은행은 6억달러(7271억원) 규모의 해외 기명식 무보증 무담보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고 3일 공시했다. 발행목적에 대해선 “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내부에선 강화된 규제로 가계대출이 어려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마저 조이면 연내 더 이상의 대출 확대는 없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은행 관계자는 “지점마다 하반기 준비했던 대출 계획이 꼬였다”며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 기반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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