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저지대 돌발홍수 1시간 전 예측한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9.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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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연, 강우레이더 기반 예측 시스템 개발…전국 동(리) 단위로 가능

환경부 강우레이더 관측망(사진 : 비슬산 및 모후산 강우레이더 전경)<br>자료출처 :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환경부 강우레이더 관측망(사진 : 비슬산 및 모후산 강우레이더 전경)<br>자료출처 :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


현재 호우특보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 강우량 중심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실제 겪을 수 있는 국지적·돌발적 홍수위험까지 정밀하게 예측하기 힘들다. 동일한 강수량이라도 지형지물이나 환경에 따라 물이 한곳으로 모이는 양과 유속에는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서울 강남과 같은 저지대 도심과 지리산 산지 마을은 홍수의 크기나 발생 시간이 다르다. 즉, 돌발홍수 위험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강우량 외에 지형 등 해당 지역별 홍수 발생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 돌발홍수연구센터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강우레이더 기반 ‘실시간 도시․산지․소하천 돌발홍수 예측 시스템’을 개발, 시험운영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전국 5개소 초정밀 이중전파 강우레이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이중전파 강우레이더는 수증기와 비를 동시 관측할 수 있다. 보다 실제적인 강수량 파악이 가능한 것. 기존 기상레이더는 구름 속 수증기 분포만 관측한 것이어서 실제 강수량과는 차이가 있었다.

돌발홍수연구센터는 기존의 침수 피해 정보와 상세한 지역 홍수 특성을 바탕으로 침수 정도를 계산해 지역별 침수 피해를 유발하는 강우량을 계산했다.



또 침수 피해를 유발하는 ‘침수심’, 침수피해 정도를 결정하는 지역별 ‘특성인자’를 추출, 고유의 특성 방정식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이용하면 침수 피해를 입은 적 없는 지역도 침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아울러 복잡한 도시 배수체계 특성을 고려, 상세히 시뮬레이션을 거친 데이터를 지형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기법도 개발해 시스템에 적용했다.


초정밀 이중전파 강우레이더에 지역별 홍수 특성 시뮬레이션을 반영한 이 시스템은 불과 수분 내에 1시간 이후의 돌발홍수 위험을 전국 동(리) 단위로 정확히 예측한다.
도심 저지대 돌발홍수 1시간 전 예측한다
건설연은 “돌발홍수 예측 시스템은 미국과 일본에도 있지만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정밀하게 반영한 사례는 본 시스템이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웹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의 공개 정보를 분석해 홍수 위험 예측 오차를 스스로 검증 학습해 다음 예보에 반영한다.

기존 기상특보는 관측·분석·예측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만 하는 형태였다면, 이 시스템은 예측한 정보에 대한 인터넷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예측 오차를 스스로 학습한다. 이를 토대로 다음 예측 때는 보다 정확한 예측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장 정보 실시간 모니터링-분석 기능을 내년 홍수기 이전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이밖에 돌발홍수연구센터는 호우의 이동 예측에 따른 홍수 위험이 어떻게 전파 확산되는지를 예측하는 기술, 비가 생성되는 초기에 돌발홍수를 유발하는 정도의 폭우로 발달할 확률을 계산하는 기술 등도 함께 개발 중이다.

연구책임자인 황석환 돌발홍수연구센터장은 “아무리 정확한 예측 정보도 특정 지역에만 제공 가능하거나 제때 줄 수 없다면 정보로써 가치가 없다”며 “최소 1시간 이전에 돌발홍수 발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위험 정보를 적기에 제공함으로써 돌발홍수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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