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트럼프, 대중관세 2배로 올리려 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19.09.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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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복관세 조치에 격분해 제안…참모진 개입으로 5%포인트 인상에 그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이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데 분노해 대중관세를 두 배로 올리려고 했다고 3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3일 9월 1일부터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9월 1일과 12월 15일 두 차례로 나누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보복에 나선 것이다.



CNBC는 소식통 세 명을 인용, 이 소식을 전달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격분해 관세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제안했지만 참모진들이 나서서 이를 겨우 말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듣고 복수의 기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관세 추가 인상이 주식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조언을 받아들여 관세를 두 배가 아닌 5%포인트 인상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트위터를 통해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오던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0월1일부터 30%로 올리고, 9월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10%에서 15%로 각각 5%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정치적인 동기로 75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소식은 최근 양국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양국은 이달 내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일 예고한 대로 각각 상대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강대강 대치를 이어나가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협상에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급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협상이 매우 잘되고 있다"면서 "(다음 대선까지) 16개월은 중국이 일자리와 기업에 있어 출혈하기에 긴 시간"이라며 빠른 협상을 촉구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날 중앙당교 간부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리나라가 맞이한 각종 투쟁은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것"이라며 "중대한 위기의식을 견지하고 투쟁하자.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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