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홍봉진 기자
29일 증권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2년 12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1년여간 박 전 대통령 테마주로 분류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EG (8,210원 ▼70 -0.85%), 대유에이텍 (1,166원 ▼7 -0.60%), 동양물산 (4,765원 0.00%), 아가방컴퍼니 (4,550원 ▼110 -2.36%), 보령메디앙스 (3,290원 ▲20 +0.61%) 등은 이날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지만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EG의 주가는 거의 변동이 없다시피 했다.
문제는 이 같은 테마주가 실적이나 전망 등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과열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이 테마주들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종목들이 완만한 하향세를 탔다. 박근혜 테마주라는 색채가 옅어진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2016년 중순 EG 주가는 1만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잃고 수감된 이후에도 다른 정치 세력들의 움직임에 따라 EG 주가가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자 '친박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기대감에 투자가 늘어나면서 EG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선거 결과나 정치 지형에 따라 일부 종목들이 영향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정농단 사태로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이 5%까지 추락했던 2016년 11월 시장의 관심이 자연스레 다음 대통령으로 넘어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 테마주가 관심을 끌며 고려산업 (3,075원 ▼55 -1.76%), 바른손 (1,506원 ▼26 -1.70%) 등이 상승세를 탔다. 안철수, 유승민 테마주도 각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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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치인 테마주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이유는 별다른 노력 없이 단기간에 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박근혜 테마주 사례에서 보듯 특별한 모멘텀 없이 단기간에 급상승한 종목은 폭락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박 전 대통령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떤 종목이든 확실하지 않은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 사건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분리 선고돼야 하는데 1·2심에서 경합범으로 합쳐 선고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