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경기침체 신호'에 출렁…다우 0.5%↓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8.28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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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2년-10년물 금리역전 폭, 12년래 최대…유럽증시, 中 소비부양책에 강세

[뉴욕마감] '경기침체 신호'에 출렁…다우 0.5%↓


뉴욕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 끝에 하락 마감했다.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장단기 금리역전이 출현하면서다.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불린다.

美국채 2년-10년물 금리역전 폭, 12년래 최대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0.93포인트(0.47%) 떨어진 2만5777.9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9.22포인트(0.32%) 하락한 2869.1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6.79포인트(0.34%) 내린 7826.95에 마감했다.



국채금리 하락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대형 은행주들이 1% 이상 떨어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장단기 금리역전 소식에 장중 급락했다. 이후 반등하며 하락폭을 줄였으나 끝내 상승세로 돌아서진 못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수익률)는 1.474%로 전날보다 7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단기물을 대표하는 2년물 금리는 1.524%로 약 3bp 내렸다.


이에 따라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는 5bp 차이로 뒤집혔다. 2007년 이후 가장 큰 역전 폭이다.

미 국채 가운데 최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이날 2%선이 붕괴되며 1.953%로 하락, 최단기물인 3개월물 금리(1.998%)와 역전됐다.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긴 장기물은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단기물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아졌다면 이는 시장이 미래 투자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란 점에서 경기침체의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경제학적으로 경기침체는 GDP(국내총생산)가 두 분기 이상 연속으로 역성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동안 미 국채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은 1978년 이후 총 5차례 발생했다. 이후 예외없이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장단기 금리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나타날 때까지 걸린 시기는 평균 22개월이었다.

스위스계 은행 UBS의 아트 카신 이사는 "지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채권 금리가 가속도가 붙은 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심리도 다소 악화되며 경기둔화 우려를 보탰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공개한 이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35.1로, 전월의 135.8보다 소폭 떨어졌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 중국 측에서 전화로 무역협상 재개를 요청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알지 못한다"고 반응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 경제가 점점 내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무역협상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이는 미국이 협상 타결을 위해 중국을 압박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유럽증시, 中 소비부양책에 강세

이날 유럽증시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중국이 자동차 구매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소비부양에 나섰다는 소식이 한몫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2.34포인트(0.63%) 오른 373.62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71.98포인트(0.62%) 상승한 1만1730.02, 프랑스 CAC40 지수는 36.07포인트(0.67%) 뛴 5387.09를 기록했다.

반면 영국 FTSE100 지수는 5.40포인트(0.08%) 후퇴한 7089.58에 마감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무원은 소비진작을 위해 각 지방정부에 자동차 구매 관련 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무원은 금융기관들에 전기자동차와 스마트홈 기기 구매에 대한 신용지원을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최근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크게 줄었다는 시장의 판단 때문이다.

이날 오후 4시23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32달러(2.46%) 오른 54.9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0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25분 현재 전일 대비 1.38달러(0.81%) 상승한 배럴당 59.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200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5시14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7% 내린 98.01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0.99% 상승한 온스당 1552.40달러에 마감했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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