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심해지면 기업들 투자 중단할 것"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8.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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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무역전쟁 격화 땐 기업 투자 동결로 경기침체 우려…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뉴욕증시 반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사업을 금지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무역전쟁이 격화된다면 기업들은 새로운 투자를 중단할 것이다."



미국 주요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조슈아 볼턴 회장은 2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우리나라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해당하는 단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 위대한 미국 기업들은 즉시 중국에 대한 대안을 찾도록 명령받았다"며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기업들이 '악재'보다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이다. 무역전쟁 심화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기업들이 투자를 동결하면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볼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내세워 무역과 상업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며 "그 피해는 중국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제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월가도 경기침체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장기간 이어지는 무역분쟁으로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경기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학적으로 경기침체는 두 분기 연속 GDP(국내총생산)이 역성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한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서자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거래량은 평소보다 적었다.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93포인트(1.05%) 오른 2만5898.8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1.27포인트(1.10%) 상승한 2878.3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1.97포인트(1.32%) 뛴 7853.74에 마감했다.

이날까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참석 중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에서 전날 밤 두차례나 미국 측에 전화를 걸어 무역협상 재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협상을 정말로 원하는 것을 보기는 처음"이라며 "우리는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과 무역합의를 하는 것 말곤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나는 중국이 합의를 절실히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최근 수개월 간 (미국으로부터) 아주 큰 타격을 받았다"며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는 데 진정성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당초 미중 양국은 다음달초 미국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으나 최근 관세전쟁이 가열되면서 협상 성사 여부가 불확실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국이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예고하자 기존 5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5%포인트씩 추가 인상하며 재반격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크리스 베일리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성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 경기둔화를 우려해 중국을 상대로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휴전과 확전을 반복해온 선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언제 무역전쟁이 확전 국면으로 돌아설지 알 수 없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INTL FC스톤의 유세프 압바시 이사는 "시장엔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다시 시작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동시에 망설임도 있다"고 했다.

미중 양국이 완전한 무역합의에 도달하지 않는 한 큰 폭의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트라이베카 트레이드 그룹의 크리스천 프롬헤르츠 CEO는 "투자자들이 불안감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은 무역전쟁과 그 파급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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