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발주 감소하는데,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늘어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8.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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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7월, 대형 선박 발주 10척으로 작년(1척)대비 급증-'몸집 늘리기'로 추가발주 예상

선박 발주 감소하는데,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늘어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어든 가운데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해운업계 및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총 34척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주량(87척)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발주된 선박을 선형별로 보면 △3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 이하가 20척 △8000~1만2000TEU 4척 △1만5000TEU 이상 10척이었다. 다른 선종은 작년보다 발주량이 감소했지만 1만5000TEU 이상 선박 발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늘었다.



대형 선박 발주가 늘어남에 따라 선가도 상승세다. 지난해 1월 1억700만달러였던 1만3000TEU 선박 가격은 지난달 1억1100만 달러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2만TEU 선박 가격도 1억4000만 달러에서 1억4600만 달러로 높아졌다.

이 같은 발주 증가는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비하는 차원이 크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세계 선박에 대해 운항 중 황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했다.



IMO 환경 규제 충족을 위해 스크러버(황산화물 배출 저감장치)를 설치한 최신 선박을 갖춰야 한다. 비싼 저유황유(황 함유율이 0.5% 이하) 사용은 미봉책에 불과하고 최신 연료절감 기술 등이 적용된 컨테이너선이 필요하다는 게 해운업계 판단이다.

여기에 한꺼번에 많은 컨테이너를 옮길 수 있는 대형 선박 확보는 화주의 일감 확보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9월 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계약을 맺은 이유이기도 하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선 발주 시장에서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물동량이 늘고 있지 않지만, 해운업계가 대형 컨테이너선을 확보해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해운업계는 선복량(선박의 화물 적재 공간) 확대에 나섰다. 전 세계 7위인 대만 에버그린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최대 11척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선박 11척을 확보할 경우, 에버그린(129만6558TEU)은 하팍로이드(169만957TEU·독일)와 일본 원(156만5226TEU)과 선복량이 비슷해진다. 하팍로이드도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강화를 위해선 해운사마다 대형 선박이 필요하다"면서 "한 해운사가 대규모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면 다른 해운사 역시 발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컨테이너선 추가 발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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