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간섭 차단 나선 中 "폭력행위 진압이 우선" 반발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정한결 기자 2019.08.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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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주말 분수령..대규모 시위 예고-강경대응 충돌

12일 (현지시간)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인 선전만 스포츠센터에 수백 대의 군용트럭이 집결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뉴스112일 (현지시간)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인 선전만 스포츠센터에 수백 대의 군용트럭이 집결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시위대의 면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 중국이 폭력행위를 진압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화춘잉(華春瑩) 대변인 명의의 기자 문답에서 "시위대의 폭력 행위가 점차 심각해 지고 있다"며 "현재 시급한 것은 법에 따라 폭력행위를 진압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홍콩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이 시위대와 마주 앉는다면 15분 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가 해온 방식은 아니겠지만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중국 측 공식 반응이다.

화 대변인은 "홍콩 시위가 법치와 사회 질서를 해치고,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심각히 훼손한다"고 지적하고 "이런 폭력 행위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마지노선을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 정부와 홍콩경찰의 법 집행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홍콩 사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며 강경 진압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 화 대변인은 지난 15일에도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라며 미국이 도를 넘어 내정 간섭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홍콩 시위가 통제 불능 상태로 접어들 경우 중국의 무력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9일 이후 10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는 18일에도 대규모 집회와 가두행진이 예고돼 있어서 이번 주말 시위가 홍콩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SCMP 등에 따르면 홍콩의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은 18일 오전 10시 빅토리아공원에서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대규모 시위와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반면 홍콩 경찰은 폭력시위가 우려된다며 빅토리아공원 집회만 허용하고 나머지 행진은 불허키로 했다. 일부 시위대가 행진을 강행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의 홍콩 국제공항 점거 농성을 테러로 규정지은 상태다. 또 홍콩에서 10분이면 투입 가능한 선전에 무장한 수천명의 무장경찰들을 대기시킨 상태다.

주말 시위가 폭력 충돌으로 치달을 경우 무력진압을 요구하는 중국내 지도부 중 강경파의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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