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트럼프…관세부과 연기 무역갈등 완화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8.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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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트럼프 "중국과 전화로 협상 진행"…증시 강세 출발 전망

/사진제공=로이터/사진제공=로이터


시장이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았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일부 품목의 관세 부과를 보류하면서 뉴욕증시가 급반등했다. 국내 증시도 긍정적 영향을 받아 강세 출발이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72.54포인트(1.44%) 오른 2만6279.9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2.57포인트(1.48%) 상승한 2926.3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2.95포인트(1.95%) 뛴 8016.36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의 주가도 모두 올랐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일부터 3250억달러(약 40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의 추가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으나 추가관세 부과시점은 12월 15일로 연기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부 중국산 상품에 대한 10% 추가관세 부과 시점을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에는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 모니터, 비디오 게임기, 장난감, 신발, 의류 등이 포함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관세 연기 결정과 함께 미국과 중국 정부가 전화를 통해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시사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강대강으로 가기 보다는 협상을 통해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13일 중국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 긍정적이었다고 언급하는 등 8월 초 불확실성 부각 요인을 완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는 류허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통화를 했으며 양측이 2주 안에 다시 통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부과 연기에 대해 중국이 협상 우위를 장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은태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부과 선언 이후에도 중국 증시는 상당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며 "지난 보름간 미국이 추가관세 부과에서 관세 연기로 입장을 바꾸는 사이 중국 측이 미국에 제시한 구체적인 카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 역시 마땅히 미국을 압박할 카드가 없는 상황"이라며 "트럼프에는 연준의 금리완화 카드가 있고 경기침체가 상당히 가까이 와있지만, 아직은 연준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번 관세 부과 연기 결정이 임기 1년여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인 고려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기 후반부에 성장세를 이어가거나 지켜낼지 여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추가관세가 부과될 경우 25% 관세를 가정하면 미국은 0.3%포인트, 중국은 1.2%포인트의 성장률 하락 요인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심리악화 및 금융시장 충격이라는 변수를 추가할 경우 미국 성장률과 중국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며 "미국과 중국의 가계자산에서 주식 및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6년 기준 각각 30.5%와 14.5%로 양국 주식시장이 똑같이 조정을 받아도 가계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의 충격이 중국의 2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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