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지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린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시위대의 점거로 폐쇄됐던 공항의 운영은 13일 재개됐다./사진=뉴스1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 양광 대변인은 12일 “급진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것은 엄중한 범죄이자 테러의 시작”이라며 “홍콩은 중대한 순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폭력을 사용하거나 용인하는 모든 일이 홍콩을 되돌릴 수 없는 길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2의 텐안먼 사태 재발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홍콩 시위의 시작은 사소한 치정범죄였다. 지난해 2월 한 홍콩인 남성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죽이고 홍콩으로 귀국한 사건이 벌어졌던 것. 홍콩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그를 처벌할 방법은 없었다. 홍콩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대만 등과 범죄인 인도 조약 체결을 추진한다. 문제는 체결 대상에 중국이 포함되면서 홍콩 시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홍콩 반환 22주년이었던 지난 7월 1일에는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에 진입하기까지에 이르렀다. 7월 3일에는 시위대가 급기야 홍콩 부두의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버렸고, 이 즈음부터 시위 현장에선 미국 성조기도 자주 등장하며 중국 지도부를 극도로 자극시켰다.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의 당사자인 미국이 끼어들고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던 영국과 중국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 주재 미 외교관과 시위 주도자들 간 만남에 대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던 중국 언론들은 연일 미국의 배후조종 의혹을 주장했다. 홍콩 시위와 관련해 일국양제 준수를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미국 상원에서 집권 공화당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홍콩에 대한) 어떠한 폭력적 진압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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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홍콩과 바다 건너편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川)에서 1만2000여명의 경찰이 대규모 폭동 진압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6월16일 200만명(시위대 주장)을 정점으로 시위인원은 줄어들고 있지만 시위장소는 입법회, 공항 등으로 중국 본토를 점차 더 자극하고 있다. 중국정법대학 한 교수는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하는 등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홍콩 시위를 방치하기엔 상황이 너무 커졌다”며 “머잖아 시위 진압을 위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중국 지도부가 무력진압에 대한 득실을 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