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악화 원인 찾았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8.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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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림프구 자극해 류마티스 악화 핵심인자 규명

태반형성인자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생쥐 (그림 A의 윗부분)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생쥐(그림 A의 아랫부분)에서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관찰할 수 있다./자료=가톨릭대학교 태반형성인자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생쥐 (그림 A의 윗부분)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생쥐(그림 A의 아랫부분)에서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관찰할 수 있다./자료=가톨릭대학교


국내 연구진이 병든 림프구(백혈구의 한 형태)를 자극해 류마티스를 악화시키는 핵심인자가 태반성장인자임을 규명했다. 태반성장인자는 혈관을 생성시키는 주요인자 중 하나로 임신 중 태반에서 생산돼 태반 내 혈관형성과 영양막 성장을 촉진시킨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완욱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연구팀이 병든 림프구를 자극해 정상적인 면역체계를 혼란에 빠트리는 결정적 인자를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병든 림프구에서 다량 분비돼 혈관 형성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등 류마티스를 악화시키는 인자로서 ‘태반성장인자’의 역할을 규명한 것이다. 향후 태반성장인자를 조절하는 방식의 난치성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관절 내에는 정상 관절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4배 이상 증가돼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병이 생긴 부위에 혈관이 잘 발달돼 있고 혈관 주위에 병든 림프구가 많이 모여 있다. 하지만 서로 가까이 있는 혈관과 림프구의 상호작용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고, 실제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태반성장인자가 인터루킨 17의 상위 조절자로서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인터루킨 17은 병원체에 대한 숙주방어 또는 이상 면역반응 유도 등의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신체 방어체계를 제어·자극하는 신호물질로 사용되는 당단백질)을 말한다.



실제 태반성장인자를 만드는 림프구를 제거한 생쥐의 다리에 만성염증을 유도한 결과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병든 면역반응이 줄어들고 염증반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반대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드는 림프구를 만들었더니 인터루킨 17이 증가하면서 증상이 나빠졌다.

김 교수는 “태반성장인자를 억제할 경우 혈관의 증식과 림프구의 비정상적인 활성을 감소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부작용 없이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난치성 면역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핵심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이뮤놀로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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