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수출방법 찾아라" 日 기업 한계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8.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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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모리타화학, 中서 '고순도 에칭가스' 생산 계획
"점유율 하락 우려"… 한국 내 증산하려는 기업도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경영에 나선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온양캠퍼스(충청남도 아산 소재)도 방문했다. 또, 지난 5일 오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갖고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른 위기 상황 점검과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019.08.06. (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경영에 나선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온양캠퍼스(충청남도 아산 소재)도 방문했다. 또, 지난 5일 오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갖고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른 위기 상황 점검과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019.08.06. (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일본 반도체 소재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일본 밖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일본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 등 다른 나라를 우회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등 자구책 찾기에 나선 것이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생산하는 모리타(森田) 화학공업의 모리타 야스오 사장은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모리타화학의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모리타 사장은 "지난해 6월 기준 매출 117억엔(약 1341억원)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에칭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인 40억엔(약 458억원)이었다"며 "한 달만 수출이 늦춰져도 3억엔(약 34억원)이 빠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한국에서 사용되는 에칭가스는 일본산이 60%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하락할 것"이라며 "당장은 견딜 수 있지만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모리타화학은 올해 안으로 중국 저장성 공장에서 에칭가스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모리타 화학은 현재도 일부 중국 공장에서 에칭가스를 생산한 후 일본에서 순도를 높여 출하하고 있지만 향후 순도를 높이는 과정까지 중국에서 직접 하겠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국가)에서 제외돼 B그룹 국가로 전락했지만, 오히려 C그룹에 있는 중국이나 대만보다 수출하기 까다로워졌다고 전했다. 반도체 소재 3개품목(에칭가스, 포토 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반드시 수출 당국의 개별허가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만에 에칭가스와 포토 레지스트를 수출할 때는 한 번 허가를 받으면 같은 수출처에 대해서는 3년 간 지속되는 포괄허가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수출 신청 자체도 복잡해졌다. 모리타 사장은 "수출 신청 시 필요한 서류가 3개에서 9개로 늘어났고 무엇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최종 수령자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까지 설명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한달에 한 번 계약 물량을 배편으로 운송했지만 지금은 해당 계약에 대한 수출 허가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모리타 사장은 지난 8일 신에쓰(信越) 화학공업이 포토 레지스트 한국 수출 허가를 받은 것처럼 당국의 빠른 허가를 요청하며 "한국에 있는 우리의 에칭가스 재고가 한달 후 바닥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은 모리타화학만이 아니다. 최첨단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 제조업체 도쿄오카공업(TOK)은 "제품 수출을 위해 한국 인천 공장에서의 증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 7월 중순 에칭가스 한국 수출 허가를 신청한 쇼와덴코(SDK) 역시 "경제산업성의 수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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