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새 해운동맹서 목소리 낼 것"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8.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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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선박 발주,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도움-내년 초대형 선박 투입 이후 실적 개선 기대

/사진제공=현대상선/사진제공=현대상선


"새로운 해운동맹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사진)은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머스크·MSC)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이 관계가 내년 3월 끝난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2030년 3월까지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 자격으로 합류한다.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원'(ONE), 대만 '양밍'이 2017년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에서 선박 및 터미널 공유 등 기존 회원사와 동등한 대우를 보장받았다. 2M과 불리한 계약을 유지하기보다 향후 선복량(선박의 화물 적재 공간) 확대를 계기로 다른 동맹에 가입한 게 나쁘지 않다는 업계 분석이다.



배 사장도 "(한진해운에서 컨테이너 사업을 오래 맡았던) 박진기 컨테이너사업 총괄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면서 "지난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주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 체결식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왼쪽 2번째)이 브론슨 시에(Bronson Hsieh) 양밍 회장 겸 사장(왼쪽 1번재), 롤프 하벤 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팍로이드 사장(왼쪽 4번째), 제레미 닉슨(Jeremy Nixon) ONE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상선 지난 6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 체결식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왼쪽 2번째)이 브론슨 시에(Bronson Hsieh) 양밍 회장 겸 사장(왼쪽 1번재), 롤프 하벤 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팍로이드 사장(왼쪽 4번째), 제레미 닉슨(Jeremy Nixon) ONE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상선
디 얼라이언스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보유량에서 다른 해운동맹과 비교해 부족하다. 디 얼라이언스가 보유한 1만8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12척이다. 2M은 51척이고 오션얼라이언스는 36척이다. 게다가 디 얼라이언스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 역시 1척도 없다.

현대상선은 내년 2분기에 2만3000TEU급 선박 12척, 2021년 2분기부터 1만5000TEU급 8척을 차례로 인도받는 만큼 디 얼라이언스에서 목소리를 높일만한 자격을 갖춘 셈이다.

배 사장은 "숫자(경영 상황)가 점차 나아질 것"이라며 디 얼라이언스 가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을 통한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했다. 현대상선은 1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고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고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등 기간항로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디 얼라이언스 가입 이후 현대상선의 아시아~북미·유럽 항로 매출액이 총 1조5002억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진행 중인 사명 변경은 급하게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상선은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완전분리된 후 지난 5월 CI(기업이미지)를 'HMM(Hyundai Merchant Marine)'으로 바꾸고 사명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주요 거래처는 사명변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주요 구성원들(채권단, 임직원)과 시간을 갖고 충분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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