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도발]일본 음식, 일본산 원료 불매 어디까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9.08.0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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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식점 "국산 재료 사용" 홍보…식품업체들 "일본산 원료 국산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 진행"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 규탄 시민행동 '일본 경제보복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19.8.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 규탄 시민행동 '일본 경제보복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19.8.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제품 불매 운동바람이 더 거세지면서 일식당이나 일본산 원료를 사용하는 식품업체들의 고민이 짙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 조치한 직후인 2일 일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사케를 반주로 마셨다고 밝힌 게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는 당일 100% 국내산 쌀로 만든 청주인 롯데주류 '백화수복'을 마셨다고 해명했지만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것이다. 국내산 청주를 사케라는 이름으로 주문지에 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청주는 알코올 도수 25도 미만 발효주로, 약주 중 쌀(찹쌀)만을 원료로 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청주와 일본 사케는 쌀과 누룩으로 빚는다는 점에서 같아, 일식점 등 일부 음식점에서 한국 청주를 사케로 혼용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대표가 한일갈등이 고조된 시국에 일식당을 찾았다는 것에대한 비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측은 일식당도 우리 국민인 자영업자인 만큼 예약취소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한일갈등이 고조되면서 일식당과 로바다야끼, 라멘집 등 일본식 음식점이 된서리를 맞는 가운데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주인과 직원이 모두 한국인인 매장까지 불매운동의 피해를 입고있다.



견디지 못한 몇몇 음식점은 일본 주류는 국산으로 대체하고 국산 원재료를 사용한다고 써붙이거나 홍보에 나섰다. 일본 라멘 프랜차이즈 '멘무샤'는 국내산 제품을 90% 사용하고 있고, 전 메뉴에 100% 국산화 재료를 사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일본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일본 음식뿐 아니라 국내산 제품이지만 일본산 재료를 일부 사용하는 것이 알려져 곤욕을 치른 곳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즉석밥 햇반에 들어가는 일본산 미강(쌀을 찧을 때 나오는 가장 고운 속겨) 추출물 때문에 논란을 겪었다. 인터넷상에 알려진 대로 햇반에 들어간 미강 추출물은 후쿠시마산도 아니고 함량도 0.1% 미만에 불과하지만 불매운동 타깃이 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전부터 국내산 원료로 바꾸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 더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렇게 일본 음식, 원재료 등을 모두 따지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되겠냐며 우려를 표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위해 급히 일본산 원료를 다른 외국산이나 국산으로 바꾸게 될 경우 품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또 새로운 원료를 적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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