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론 반 통 올렸다"…올 여름 더 진화한 빙수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19.08.03 07:07
글자크기

[정혜윤의 먹부림] "조선시대 얼음과 꿀·과일 섞어먹은데서 시작…팥빙수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리얼통통 메론설빙' 빙수 /사진=정혜윤 기자'리얼통통 메론설빙' 빙수 /사진=정혜윤 기자


"메론 반 통 올렸다"…올 여름 더 진화한 빙수들
"와 이게 빙수야? 대박이다"

메론을 반 통을 그대로 얹었다. 메론 껍질은 훌륭한 그릇이 됐다. 독특한 모양에 눈을 먼저 사로잡는다. 메론을 하나씩 먹으니 속 내용물이 보인다. 상큼한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꾸덕한 치즈케이크가 들어있다. 위화감 없이 잘 어우러졌다. 따로 연유 시럽을 넣으라고 줬지만, 굳이 필요 없었다. 자체로 달콤하고 시원하다. 빙수 한 그릇을 둘이 먹으니 배가 꽉 찼다. 1만 4900원, 처음에 비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메론 반 통과 빙수를 함께 먹으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희미해졌다.

이번엔 아이스크림콘이 통째로 빙수 위에 올라갔다. 빙수 위에 아이스림을 얹은건 많이 봤지만, 콘을 그대로 얹은 건 처음 봤다. 어떻게 먹을지 난감해 콘 위에 아이스크림, 아래 빙수부터 먼저 공략했다. 먹으면서 콘이 쓰러질까 조마조마했다. 빙수로 게임도 했다. 먹다가 콘을 쓰러뜨리는 사람 이마를 때리는 게임이다. 콘이 눅눅해지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씹는 순간 바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소한 와플 과자가 입맛을 더 사로잡았다. 빙수의 신세계였다.



투썸플레이스 '베리 아이스크림콘' 빙수 /사진=정혜윤 기자.투썸플레이스 '베리 아이스크림콘' 빙수 /사진=정혜윤 기자.
빙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나라에서 빙수는 조선시대 얼음을 보관하던 빙고에서 관원들에게 얼음을 나눠주는 데서 시작됐다. 이들이 그 얼음으로 꿀과 과일 등을 섞어 화채를 만들어 먹은 게 시초다. 팥빙수는 일제강점기때 잘게 부순 얼음 위에 단팥을 섞어 먹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연유, 시럽, 초콜릿 등이 더해진 빙수로 진화했다.

올 여름 빙수·커피 전문점들이 저마다 개성있는 빙수를 내놨다. 1만원이 넘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지만 색다른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빙수 종류도 다양해졌다. 설빙은 메론을 택했다. 2016년부터 설빙의 시그니처 메뉴로 메론설빙을 내놨다. 메론 산지로 유명한 곡성 등 국내 농가에서 직접 공급받은 머스크 메론을 사용했다. 투썸플레이스는 바삭한 와플 콘을 빙수에 접목했다. 망고, 베리, 초코 세 가지 종류로 가격은 1만 2500원~1만 3000원이다.



최근 흑당이 인기를 끌면서 빙수에 흑당을 넣은 제품도 인기다.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드롭탑, 파스쿠찌, 파리바게뜨, 이디야커피 등은 모두 흑당을 활용한 빙수를 내놨다. 드롭탑 관계자는 "대반에서 공수한 흑당펄과 흑당시럽을 활용해 현지 맛을 재현했다"며 "건강한 단맛으로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드롭탑/사진제공=드롭탑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