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임상중단 권고…제약·바이오株 '울상'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8.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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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위축 불가피…"과도한 우려 경계해야" 목소리도

신라젠이 개발 중인 간암 치료제 펙사벡 바이알 / 사진제공=신라젠신라젠이 개발 중인 간암 치료제 펙사벡 바이알 / 사진제공=신라젠


간암 치료제 '펙사벡' 개발로 기대를 모았던 신라젠 (3,550원 ▼215 -5.71%)이 미국에서 임상 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최근 연이은 악재로 투자심리가 잔뜩 위축된 상태여서 지속적인 주가 약세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라젠은 지난 1일 미국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 DMC)와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 3상시험(PHOCUS)의 무용성 평가 관련 미팅을 진행한 결과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 받았다고 2일 공시했다. 신라젠은 권고 사항을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보고할 예정이다.



DMC는 피험자의 권리와 안전을 위해 각국의 규제기관이 구성하도록 하는 독립 기구다.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 약물의 효과가 매우 미미해 효과를 입증할 가능성이 제한적이거나 과도한 부작용으로 임상 대상자의 안전이 문제되는 경우 DMC는 임상 중단을 권고한다.

기대를 모았던 펙사벡의 개발 중단 위기로 신라젠 주가는 장이 열리자마자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다른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항체의약품 신약을 개발하는 앱클론 (16,110원 ▼490 -2.95%)은 5%대 하라 중이고 셀트리온 (183,400원 ▲800 +0.44%), 제넥신 (6,670원 ▼220 -3.19%), 셀리드 (2,655원 ▼80 -2.93%), 에이비엘바이오 (21,900원 ▲50 +0.23%), 지노믹트리 (22,750원 ▼650 -2.78%) 등도 하락세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허가 취소와 신약 개발 지연, 기술이전 취소 등 악재가 이어진 상황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신라젠의 임상 중단 위기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라젠처럼 실적이 거의 없고 신약 개발만 진행 중인 업체들의 기업 가치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바이오 업체 중에서는 상용화 단계의 약품을 판매해 실적을 내는 것이 아니라 상용화 전 단계에서 기술 이전으로 매출을 올리거나 아예 매출이 없는 기업들이 상당하다. 신약 개발 기대감만으로 그동안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임상 실패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조정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요한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헬릭스미스 (4,100원 ▲220 +5.67%)의 주가는 현재 18만5600원으로 3월 중순 주가가 30만원을 웃돌았을 때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오는 11월 임상 결과 발표가 예상되는 메지온 (39,850원 ▼1,050 -2.57%)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현재는 올해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한 12만5000원 안팎에 거래 중이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저가 매수세 유입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 악화로 적정 주가를 가늠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주가가 오른 것은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며 "실적이 없으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정이 안되고 주가가 아무리 낮아져도 이게 적정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나친 우려의 확산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악재들과는 별개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전방위적으로 확대 중이고 연이은 기술이전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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