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격화…코스피 2000선 위협하는 대외 악재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8.02 08:48
글자크기

[개장전]트럼프 대통령, 중국산 제품에 추과 관세부과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김창현 기자 chmt@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 발표로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2일 오전에는 일본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도 내려질 것으로 전망돼 대외변수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0.85포인트(1.05%) 떨어진 2만6583.4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6.82포인트(0.90%) 내린 2953.5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4.30포인트(0.79%) 내려앉은 8111.12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빼고 모두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9월 1일부터 약 3000억달러 규모의 나머지 중국산 상품에 10%의 '소규모'(small) 추가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재개와 추가관세 보류에 합의한지 약 한달만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총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 미국은 나머지 3250억달러(약 380조원) 어치 중국산 상품에도 최대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표에서 '소규모'란 표현을 쓰면서 이후 추가관세율을 25%로 인상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석달만에 고위급 대면 무역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9월초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소득없이 끝나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글로벌 연계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전일 대비 1.13% 하락한 263.2에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018년 9월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이후 코스피는 13.9% 하락했고 코스닥은 24.3%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같은 기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미국은 보합세, 중국 상해 종합은 3% 상승, 그 외 유럽과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3%~4% 내외의 등락을 보인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주식시장이 한국이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서 팀장은 "트럼프의 대 중국 관세 부과 언급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이 금융위기 당시 수치인 0.8배 수준이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2일 오전 10시경 열리는 일본 화이트리스트 관련 각료회의 결과도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요인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코스피 2000선이 결코 안전하지 않게 된 상황에 직면했다"며 "일본 측 발표가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나, 주가에 일부 반영돼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충격이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적용되는 21일(8월 23일경)후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