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2019.07.26. [email protected]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다가 지금은 자리를 내려놓은 한 인사가 했던 말이다. 청와대 재직 시절 타의로 장관직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이같의 밝히며 '장관설'에 선을 그었다.
그가 언급한 "스스로 죽는 길"의 이유를 자세히 소개할 수는 없으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취지였다. 청와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사가 곧바로 내각으로 가는 것 자체가 굉장한 정치적 부담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모난 돌'의 시련은 이미 시작됐다. 일거수 일투족이 기삿감이다. 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직에서 면직되자 마자 서울대 교수직에 복직된 것을 두고 비판이 줄이었다.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른 것도 뉴스가 된다. 이런 기조는 국회 인사청문회는 물론 그 이후로도 이어질 것이다.
'모난 돌'을 자처한 것에서 힘을 받고 있는 것은 '조국 대망론'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서는 조 전 수석이 차기 대선후보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보는 시선이 강하다.
'총선 차출설' 계속 나온 것만 봐도 조 전 수석은 정치인으로 훌륭한 자산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을 자랑한다. 정치인 성장의 필수요소인 '팬덤' 확보의 조건이다. 영남 출신의 여당 성향 인사라는 점 역시 플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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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수석이 '부산 출마'가 아니라 '법무부 장관'으로 가닥 잡은 것도 오히려 자산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문 대통령 조차 2012년 총선 당시 '낙동강 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 실패했을 정도로 PK(부산·경남)는 여당에 만만한 곳이 아니다. 오히려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며 사법개혁의 기수로 활약하는 게 전국구 인지도를 키우면서 정치인으로의 이미지 소비를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리스크 요인이라면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참신성은 있지만 노련함은 부족하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처음 정계에 입문했을 때도 이같은 약점 때문에 고생을 했던 적이 있다. 대중들과 악수를 하는 것도 어설펐다는 후문이다. 차기 정권 창출을 반드시 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는 '조국 대망론'에 100% 베팅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본인의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 조 전 수석이 "정치에 뜻이 없다"고 끊임없이 밝히고 있는 시점에서의 '대망론'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하지만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본인이 정치 안 한다고 하는 것은 본인 생각이다. 대통령 후보는 자기 소속 당과 국민이 결정해 주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나가면 대통령 후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