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日, 협상 나와라…수출규제 RCEP정신에 어긋나"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세종=권혜민 기자 2019.08.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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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장관회의 참석 위해 베이징 방문…일본은 회담 거부

유명희 산업부 통산교섭본부장이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베이징 특별취재단 유명희 산업부 통산교섭본부장이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베이징 특별취재단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일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어긋난다며 빨리 협상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유 본부장은 2~3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RCEP 제8차 회기간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RCEP은 아세안(ASEAN)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메가 FTA'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아·태 지역 16개국 통상 장관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유 본부장은 "RCEP는 16개국 회원국간 교역자유화 목표로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가 일본의 수출규제가 부당할 뿐만 아니라 RCEP의 기본정신에도 어긋나고 나아가 역내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 미친다는 점을 적극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이번 장관회의 계기에 유 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과의 양자 협의를 요청했지만 일본측이 거부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3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본 내 수출 관리 조치는 RCEP와 전혀 무관한 주제"라며 ""베이징에서 한국 각료와의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강경화 장관과 고노 다로 외무상의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일본이 수출 규제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본이 2일 오전 10시 각의를 열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 본부장은 일본측의 회담 거부에 대해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대화와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일본이 조속히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와 협의의 장으로 나오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측의 면담 거부에도 불구하고 장관회의 기간 중 최대한 양자 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본부장은 세코 산업상이 'RCEP와 수출규제가 상관 없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유 본부장은 "RCEP가 추구하는 정신은 역내국간의 교역 자유화로 작년에 RCEP 정상들이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무역체제를 만들자는데 합의했고, 이런 바탕에서 교역자유화를 추진한다"면서 "바로 그런 RCEP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원칙에 어긋나는게 이번 일본 수출규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때문에 상관 없는 게 아니라 RCEP 국가들에도 우려스러운 것이라는 점을 이번 회의에서 다시 한번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RCEP 연내 협정 타결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RCEP이 타결될 경우 전세계 인구의 절반, 국내총생산(GDP)의 1/3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공동체가 탄생해 보호무역주의 확산 기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2013년 5월부터 약 6년 동안 진행된 논의에도 여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유 본부장은 각국 장관들과 그간 협상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시장접근과 주요 규범 분야에서 연내 타결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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